•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 구글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뉴스·보도사진 손쉽게 조작… 허위정보에 멍드는 언론사들

연합·한경·파이낸셜 등 위변조된 보도 나돌아… 각 사들 고소고발 진행

박지은 기자2021.03.03 15:25:39

<정 총리 “코로나19 백신 접종 내달 26일부터 시작…접종 거부 시 긴급 체포”>. 누군가 허위정보를 실제 파이낸셜뉴스의 기사처럼 조작한 합성물의 제목이다. 이 조작 기사는 기사 화면 캡처 사진 형태로 삽시간에 유튜브, 트위터,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스토리 등 SNS와 에펨코리아,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퍼졌다. 당시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에는 조작 기사를 본 사람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심지어 파이낸셜뉴스가 해당 조작 기사를 보도하고 삭제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조작 기사를 확인한 파이낸셜뉴스는 지난달 17일 최초 제작·유포자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국에 업무 방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조작 기사를 공유한 게시글은 대부분은 삭제된 상태지만, 여전히 트위터 등 SNS에서는 사진으로 공유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디지털본부 관계자는 “조작 기사를 처음 발견한 곳은 한 유튜브 채널이지만, 이 채널이 최초 제작·유포자인지 특정할 수가 없어 일단 증거자료를 경찰에 전달했다”며 “문제는 조작 기사를 유포, 공유해도 허위조작정보인지 몰랐다고 하면 고의성을 입증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처벌할 방도가 없다고 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파이낸셜뉴스, 연합뉴스, 한국경제신문 등 언론사의 기사, 사진이 변조·합성돼 실제 기사처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확산한 문제가 발생했다. 언론사 기사·사진 조작은 특정 정치인을 모욕하는 의도로 기사 제목과 사진을 합성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파이낸셜뉴스 피해 사례와 같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를 기사로 정교하게 조작해 방역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지난해와 올해 총 4건의 기사·사진 조작 피해를 당했다. 지난 1월 SNS상에서 연합뉴스 기자가 찍은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사진에 ‘대통령님, 말문 막히시면 원론적인 답변부터 하시면서 시간을 끌어보십시오’ 문구가 합성돼 유포됐다. 원본 사진은 지난해 1월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프롬프터에는 출입 기자의 질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연합뉴스는 조작 사진에 연합뉴스 워터마크가 지워져 있어 법적 대응 대신 페이스북,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조작 사진 유포를 유의해달라는 공지를 올렸다.

 

이외에도 지난해 2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일간베스트저장소’에 각각 <속보) 문인재 통대령, 신종 코로나 19 확진(1보)>, <속보)문재앙, 신종 코로나19 확진(1보)> 제목으로 해당 허위조작정보를 실제 연합뉴스 기사처럼 편집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또 일간베스트저장소에 <(긴급속보) 조선족한테 오늘부로 그냥 한국에서 1개월만 살면 주민증하고 선거권 같이 준단다!> 제목의 조작 기사가 게시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3월 해당 게시글을 올린 3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의 <[속보] 추미애, 윤석열 직무배제…헌정 사상 처음> 기사 제목이 <[속보] 추미애, 윤석열 직무배제…헌정 사상 이런 미친X 처음>으로 합성돼 온라인에 유포된 사례도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11월25일 ‘알립니다’를 통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며 “조작된 해당 기사 사진은 기자 실명까지 그대로 노출돼 해당 기자는 욕설 섞인 이메일을 받는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조작된 기사 제목이 원래 제목이었으나 나중에 수정된 것이란 소문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후 자신이 유포자라 밝히며 선처를 요구하는 사과 메일이 왔지만, 한국경제는 기자가 피해를 받아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 판단, 재발 방지를 위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 등으로 피의자를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남대문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언론사 기사 조작 문제는 조작 행위자 특정이 어렵고, 특정되더라도 처벌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해 언론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관계자는 “처벌을 해도 대부분 벌금형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다”며 “관련 법령도 명확히 없어 기사 조작 행위자들이 마음껏 유포하고, 수익을 낼 수 있어 고소 고발을 당해 벌금 내도 남는 장사가 된다는 인식이 꽤 많다”고 토로했다.

 

한국경제 기획조정실 관계자도 “사건이 금방 기소나 송치되는 게 아니더라. 명예훼손 부분은 정리가 됐지만, 업무방해죄 혐의에 대해선 경찰이 증거자료를 보강해 달라고 한 상황”이라며 “결국 조작 기사가 곳곳에 퍼져 대중이 사실로 받아들이기 전 언론사가 초기에 대응해 허위사실을 바로 잡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조작 행위자들이 사안의 중대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엄연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