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와 기자도 펜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 인사이드 | 뉴미디어] 김연지 CBS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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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CBS 산업부 기자

뉴욕타임스가 팬데믹 속에서 날아올랐다. 지난 한해에만 디지털 구독자가 230만명 늘었다. 디지털과 지면을 포함한 전체 구독자는 750만명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구독자 증가는 매출로 이어졌다. 지난해 디지털 구독 매출은 전년 대비 30% 오른 5억9830만 달러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는 언론사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자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는 상징성도 가진다. 뉴욕타임스는 광고 기반 뉴스 미디어에서 ‘디지털 구독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마케팅과 홍보 예산을 줄이는 바람에 언론사 경영이 힘들어졌다는 건 핑계에 지나지 않게 됐다.

뉴욕타임스의 성장은 팬데믹과 미국 대선이 뉴스 수요를 끌어 올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재빨리 디지털 전환에 나선 덕분이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상품은 크게 ‘뉴스’와 ‘쿠킹’ 두가지로 나뉜다. 속보나 단발성 특종같은 단순 속도성 경쟁, 일단 쏟아내고 보자는 양적 승부에서 탈피했다. 대신 뉴스의 콘텐츠화, 또 쿠킹, 게임까지도 기사의 범주를 넓혔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외출을 꺼리면서 쿠킹과 게임, 인테리어, 반려견 등의 콘텐츠가 집콕족을 제대로 겨냥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전년 대비 48% 성장한 170만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확보했다. 이중 쿠킹과 게임 등 일반 디지털 부문에서만 60만명의 구독자가 늘었다. 1년 사이 66%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디지털 뉴스 구독자 총 509만명 중에 쿠킹 등 비뉴스 부분은 160만명에 달한다.

뉴욕타임스의 모델이 반드시 옳다는 건 아니다. 유료 모델이 자리잡지 않은 국내 언론과는 환경도 다르고, 미국 대형 언론사와 비교할 것도 아니다. 다만, 기존 뉴스 서비스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만은 분명해졌다. 유료 구독이나 멤버십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혹은 스트리밍 서비스, 해외 진출 등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포털을 통해 뉴스가 제공되는 한국 언론 구조상 단일 플랫폼으로는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웨이브 같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뉴스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이르면 오는 여름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들은 뉴스레터를 마케팅 수단이 아닌 ‘뉴미디어’로 보고 있다. 뉴스가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소셜 미디어 서비스 이용 시간도 늘려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뉴스레터를 시작으로 미디어 커머스 등 다양한 구독 기반 서비스를 실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작가나 프리랜서 기자 등 크리에이터를 끌어들이면서 뉴스레터 시장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팔로워를 많이 확보하고 수익을 올릴수록 이용자도 늘어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뉴스레터 시장에 가세할 경우 미디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과 기술 발전은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의 정의와 역할마저 바꾸고 있다. 이런 흐름이 기회가 될지 생존 경쟁이 될지는 언론사와 기자 자신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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