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지난 연말 단행한 인사발령과 기구개편에 대해 ‘부당인사’라는 내부 구성원의 비판이 잇따라 나왔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던 호봉직 사원과 비(非)호봉직(연봉직, 일반직) 사원을 따로 분리하고, 당사자들과 충분한 소통없이 갑작스레 인사이동이 실시됐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YTN은 지난달 30일 인사에서 기술국 중계부 일반직, 연봉직 사원 4명을 제작기술부로, 디자인센터 보도그래픽팀 연봉직 사원 2명을 제작그래픽팀으로, 보도국 영상기획팀 일반직, 연봉직 사원 2명을 보도국 영상편집부로 전보시켰다. 또 영상편집부에 있던 호봉직 사원들은 영상취재1부, 영상아카이브팀으로 전보시키는 등 기존 같은 부서에 있던 호봉직과 비호봉직을 분리했다. 앞서 지난 5월 YTN은 그래픽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디자인센터의 호봉직 사원은 보도그래픽팀으로, 연봉직 사원들은 제작그래픽팀, 브랜드팀으로 배치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전보 조치된 구성원 개인 성명을 시작으로 YTN 내부게시판에는 인사발령을 비판하는 게시글과 호봉직들이 비호봉직 사원들을 지지하는 게시글 10여개가 올라왔다. 이어 영상편집부, 기술국 일반직 성명과 YTN 노조 성명도 나왔다. 기술국 일반직은 성명에서 “소송 리스크를 지우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내린 이번 부당한 인사가 불러올 결과는 노사갈등이라는 더 큰 리스크가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원들이 말하는 ‘소송 리스크’는 디자인센터 연봉직 사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에 사측을 상대로 낸 동일 혹은 유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호봉직과 비호봉직의 임금 등의 차별을 시정해달라는 민사소송과 관련이 있다. 이들은 민사소송에 앞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지난해 7월 차별시정신청을 했고, 지난해 11월 지노위는 차별이 인정된다며 회사는 신청인에게 차액 상당의 금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기도 했다.
성명에 따르면 사측은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특정 부서 소송이 발단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나 있는 부서로부터 발생할 추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호봉직과 비호봉직 사원들을 분리하는 인사를 냈다고 설명했다.
YTN 내 고용형태는 호봉직 외에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일반직, 연봉직, 프리랜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YTN의 호봉직과 일반직 간 임금 격차는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장기간 차별을 받은 비호봉직 구성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무리한 인력배치와 향후에 이뤄질 소송만 피하기 위한 대책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이번 인사발령이 당사자들과 충분한 소통없이 이뤄진 점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인적 구성과 배치가 법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구조였다고 판단했다면 그럴수록 구성원들과의 대화와 토론에서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당사자 다수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불이익이라고 받아들이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속도보다는 구성원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정찬형 YTN 사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회사는 단연코 구성원 사이에 편을 가를 의도가 없다”며 “의도를 제대로 전하지 못 하는 것 또한 정책 시행의 실력인 만큼 구성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비판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개선점을 찾아 나가야겠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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