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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갈비업체 송추가마골 고기 빨래

[제359회 이달의 기자상] 임지수 JTBC 탐사기획2팀 기자 / 경제보도부문

임지수 JTBC 기자2020.09.14 13:39:17

임지수 JTBC 기자

▲임지수 JTBC 기자

영상 내용은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웠습니다. 버려야 할 고기가 새 고기로 둔갑하는 과정이 담겼습니다. 폐기해야 할 고기를 소주와 새 양념에 헹궈 파는 행위를 직원들은 ‘빨아 쓴다’는 은어로 불렀습니다. 대형 갈비 체인 송추가마골의 지점에서 벌어진 ‘고기 빨래’ 사건은 한 직원의 용기 있는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생생한 제보 영상들을 손에 쥐고도 쉽사리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큰 파장이 내다보였기에 정확한 보도를 위한 고민이 깊었습니다. 영상이 만들어진 경위, 영상에 담기지 못한 ‘고기 빨래’ 과정의 전모, 이런 재가공 행위의 유해성, 위법성을 검증했습니다. 복잡한 고민을 간단하게 풀어준 건 이 회사 임원의 한마디였습니다. 이 임원은 제보자가 누군지 알고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고기 빨래’의 부당함에 항의하며 사표를 던진 사람입니다. 이 임원은 기자 앞에서 제보자를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오지랖이 넓은 거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명료해졌습니다. ‘이런 오지랖은 존중받아야 하고, 우리 사회가 보호해야 한다.’


기사를 쓰겠다고 마음먹으니 더 많은 문제가 보였습니다. 시민들 대신 음식점 주방을 감시해야 할 시청이 10년 넘게 이 가게에 ‘모범음식점’ 타이틀을 달아준 배경, 권한도 의지도 없는 지자체 위생 검사의 허울, 먹거리 범죄를 ‘남는 장사’로 만드는 솜방망이 처벌 문제까지. 송추가마골에서 벌어진 ‘고기 빨래’는 사회 주체들의 비양심과 태만, 무책임이 어우러져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JTBC 보도 내용에 대한 수사가 끝나갑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겨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보도 이후 많은 분들이 나눈 공분과 문제의식을 우리 수사기관도 공감하고 있는지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제보자의 숭고한 오지랖이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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