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아 6년 전 잘못된 세월호 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김동훈 회장을 비롯해 김양순·류호천·박록삼·최원재 부회장, 문완태 인천경기기자협회장, 최유탁 전 인천경기기자협회장 등 한국기자협회 회장단은 13일 경기도 안산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를 방문했다.
한국기자협회 회장단은 이날 세월호 유가족 100여명 앞에서 "잘못된 세월호 관련 보도를 반성하고,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정확한 보도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규명에 앞장서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동훈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6년 전 4월16일 세월호 참사에 이어 또다른 재앙이 불어닥쳤다. 그것은 보도 참사”라며 “‘탑승자 전원 구조’는 어처구니없는 오보였고, 헬기와 함정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혼신의 구조작업을 했다는 것도 거짓이었다. 언론은 사실 확인은 뒷전인 채 정부의 잘못된 발표만을 받아썼다. 특정 정파의 유·불리에 매몰돼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고, 축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 참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 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실천한다. 전국 1만여 기자들을 회원으로 둔 한국기자협회는 6년 전 세월호 보도 참사를 뒤늦게나마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자식을 잃고 절망에 빠진 유족들을 두 번 울린 보도 참사에 대해 머리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양순 부회장(KBS)은 “세월호 참사 당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출입기자였고 배가 침몰하고 있는 CCTV를 확인해 보도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저는 제대로 질문하지 못한 기자였다. 한달간 세월호 관련 보도를 하면서 당연히 사건 당일 해경이 배에 들어갔을 거라 생각해 관계자들에게 왜 배에 들어가지 않았냐고 물어보지 않았다”며 “해경이 언제 배에 들어갔으면 조금이라도 아이들을 살릴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한 보도도 방송에 나가지 못했다. 저를 포함한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 지금 여기 앉아있는 기자들은 세월호를 절대 잊지 않겠다. 참사에 대한 트라우마가 가족 여러분께 있는 것처럼 기자들도 트라우마를 가져야 하고 그 트라우마를 통해 제대로 된 보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기자협회가 큰 용기를 내 방문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가 더 중요하다. 그냥 통틀어서 보도가 잘못했다고 하는 건 별로 와닿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사에서 문제가 있었고, 취재 과정은 어땠는지 속속들이 알지 않는다면 어떻게 바꾸겠느냐”며 “구체적으로 어떤 보도를 했고, 왜 잘못인지 기자협회 내부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잘못을 확인해야 잘못된 보도를 하더라도 또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인지할 수 있다. 앞으로도 기자협회가 잘못된 보도에 대한 의견 전달과 비판을 하고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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