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폐업 경기방송, 29일 자정부터 방송 중단

사측, 작가·진행자들에게도 29일 방송이 마지막이라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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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폐업을 결정한 경기방송이 오는 29일 자정을 기해 방송을 중단한다. 주주들은 지난 16일 부동산 임대업을 제외한 방송사업 등의 폐업을 결정하며 “정파 시점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잘 조정해 줄 것”을 주문했으나, 경기방송은 다음 날 바로 방통위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하며 폐업 시점을 30일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방송 사측은 프리랜서 작가와 진행자들에게도 29일 방송이 마지막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고한 대로라면 경기방송이 보유한 FM 99.9MHz 주파수는 30일 0시를 기해 방통위에 반납되고, 따라서 방송은 정파를 맞게 된다. 새 사업자 공모 절차를 시작도 못 한 상황에서 방송 공백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는 폐업 이후 경기도 내 미디어센터 등을 활용해 무임금으로라도 방송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이를 위해선 경기방송이 송수신기와 안테나 사용 등을 허락해야 하고, 방통위도 주파수 사용 등 제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그러나 방통위는 관련 법 미비 등을 이유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고, 아직 이 문제를 공식 논의 석상에 올리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경기기자협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국내 언론 역사에서 유례없는 경영진의 자진 폐업 사태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은 현재로서는 방통위가 유일하다”며 “한 가정의 가장에서부터, 이제 막 청운의 꿈을 안고 언론에 뛰어든 기자 초년생까지. 경기방송 구성원들의 결의가 빛 바라지 않게 방통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기방송 구성원들은 방통위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의회 등이 나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경기방송지부는 24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재난 시기에 지상파 방송으로서 경기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새 사업자가 선정될 때까지 방송을 지속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2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기방송 사주의 ‘먹튀’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2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경기방송은 2014년 방송사의 지위를 이용해 공공부지인 현재 사옥 부지를 상업 용도로 변경하고 임대업을 시작했다”며 “용도변경으로 인한 막대한 시세차익과 폭리 취득을 막아달라”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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