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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도 PD 있어요, 진짜라니까요?"

[인터뷰] 한국일보 채널 '프란' 팀
'신문에 왜 PD가?' 질문 이어지자
PD 4인, 영상에 자신들 일상 녹인
'프란의 양기탱천' 제작하며 화제

박지은 기자2020.02.12 14:57:55

“우리가 기자는 아니고, 피디도 아닌 것 같다. 그럼 피자일까?” 한국일보 영상 채널 프란(Pran)의 한설이, 현유리, 이현경 PD, 전혜원 인턴 PD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인터뷰하다 보면 사람들이 왜 한국일보에 PD가 있냐고 묻고, 심지어 부모님들도 신문사에 다닌다면서 왜 영상을 찍냐고 궁금해한다.


그런 궁금증에 영상으로 답한 게 <프란의 양기탱천>이다. 네 PD는 영상에서 신문사 PD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한국일보와 프란은 먹고 먹히는 관계죠’, ‘신문을 만져볼 일이 잘 없죠. 일 년에 한두 번?’, ‘비정규직과 인턴, 프리랜서를 갈아 넣으며 신문사들이 뉴미디어팀을 만들기 시작했죠’. PD들의 솔직한 이야기, 유쾌하게 넘어가지만, 그냥 웃고 지나가기엔 정곡을 찌르는 말들이 이어진다.


이 기획을 처음 제안한 전혜원 인턴 PD는 “구성원 캐릭터 모두 통통 튀는 면이 있어 영상으로 살려보면 어떨까 싶었다”며 “미국 드라마 ‘오피스’처럼 코믹한 사무실 일상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신문 속 콘텐츠도 이제 거의 온라인으로 보잖아요. 어떤 플랫폼에서든 독자들이 한국일보 콘텐츠를 본다는 게 중요하다고 봤어요. 신문을 보지 않는다는 말에 혹시 상처받은 선배들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웃음)”(현유리)


한국일보 영상 채널 ‘프란’(Pran)의 PD들은 일상 영상 ‘프란의 양기탱천’을 통해 신문사 PD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전혜원 인턴 PD, 이현경, 한설이, 현유리 PD.

▲한국일보 영상 채널 ‘프란’(Pran)의 PD들은 일상 영상 ‘프란의 양기탱천’을 통해 신문사 PD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전혜원 인턴 PD, 이현경, 한설이, 현유리 PD.


프란의 PD들은 직접 기획하고 영상에 출연하면서 신문이라는 레거시 미디어가 집중하지 않은 ‘비주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류 언론의 비주류”로서 젠더, 비건, 장애인 이슈 등을 담아왔던 프란팀은 <설거지가 며느리 담당이라고?> 등 14편의 영상으로 지난 2018년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프란의 콘텐츠를 본 구독자가 한국일보 기사를 찾아보는 선순환도 이뤄진다. 딱딱한 신문사의 이미지를 신선하고 젊은 이미지로 만드는 데 PD들의 몫이 크다. 프란의 양기탱천 영상에는 ‘콘텐츠 선정이나 기획들이 좋아서 예전부터 보고 있다’, ‘프란이 한국일보 소속인 거 알았으면 한국일보를 구독했을 텐데’ 등의 응원 댓글이 달려 있다.


PD들이 기획한 영상 외에 기자와의 협업 콘텐츠는 프란 영상의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한국일보의 경우 협업 시스템이 자리 잡은 편이지만, 여전히 영상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보지 않고 기사의 한 부분, 기사를 잘 팔리게 하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하는 기자들도 있다고 PD들은 꼬집었다. 글과 영상은 아이템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부터 이야기를 풀어내는 제작 방식까지 아예 다르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보면 알아요. 인터뷰 영상인데 타닥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가 난다면, 굉장히 좋지 못한 협업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죠. 기자가 질문하는 방식 그대로 인터뷰를 촬영하면 영상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이 없어요.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이게 영상으로도 가치가 있을지 영상팀에 제안하고 처음부터 함께 기획을 논의하면 완벽한 협업이 되는 거죠. 여러 번 저희와 협업하면서 영상에 맞게 질문 방식을 바꾸고 분위기와 연출을 어떻게 끌어내야 하는지 아는 기자 선배들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아직도 PD는 그냥 영상 찍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신문사가 많다고 들었어요.”(한설이)


앞으로도 이들은 ‘웃기면서도 슬픈’ 사무실 일상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팀원끼리 왁자지껄 노는 일상이 신문사에서는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PD는 팀플레이가 대부분인데 기자들은 거의 혼자 일하는 편이니까요. 신문사가 생각보다 딱딱한 조직인데 영상을 통해 그 안에도 유연한 사람들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이현경)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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