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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밋밋한 지면의 대반전… ‘핫플레이스’ 된 오피니언면

다양한 콘텐츠로 지면 수 늘려

박지은 기자2019.08.09 16:54:57

신문의 오피니언면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 팩트 전달을 넘어 의견, 전망, 분석을 다루는 콘텐츠가 높은 열독률을 보이면서 오피니언면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9개 종합일간지는 오피니언면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변화상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신문사 오피니언면 수는 꾸준히 많아지는 추세다. 중앙일보는 지난 2017년 오피니언면을 기존 4개면에서 6개면으로 늘렸고 올해 7개면으로 확대해 9개 종합일간지 중 가장 많은 오피니언면을 배치하고 있다. 동아일보의 경우 지난 2016년 3~4개면이었던 오피니언면을 지난 4월부터 5개면으로 확대했다. 그 외의 대부분 종합일간지도 3년 새 오피니언면을 1~2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향신문 4개면, 국민일보 3~4개면, 서울신문 3개면, 세계일보 3개면, 조선일보 2~3개면, 한겨레 3~4개면, 한국일보 3개면으로 오피니언면을 구성하고 있다.


신문의 오피니언면이 진화하고 있다. 면수가 늘어나는 것은 기본. 논설위원이 직접 취재하는 코너가 생겨나고, 다양한 직업군의 필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톡톡 튀는 코너로 눈길을 끌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경향신문의 타이거JK 칼럼, 동아일보의 급식체를 아시나요, 중앙일보의 논설위원이 간다, 한겨레 오피니언면에 실린 만화.

▲신문의 오피니언면이 진화하고 있다. 면수가 늘어나는 것은 기본. 논설위원이 직접 취재하는 코너가 생겨나고, 다양한 직업군의 필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톡톡 튀는 코너로 눈길을 끌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경향신문의 타이거JK 칼럼, 동아일보의 급식체를 아시나요, 중앙일보의 논설위원이 간다, 한겨레 오피니언면에 실린 만화.

◇논설위원이 직접 취재하고 시민 토론장 제공
오피니언면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오피니언 콘텐츠도 변화하고 있다. 논설위원이 자신의 이름을 달고 직접 취재하고 현안을 분석하는 코너가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다. 논설위원의 논평 기능을 넘어 현장 심층성 강화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신설된 중앙의 ‘논설위원이 간다’가 선구자 역할을 했다. 중앙은 이후 ‘시시각각’, ‘안혜리의 시선’ 등 논설위원 기명 코너를 신설했다. 현재 중앙의 논설위원 수만 약 25명이다. 그 외 논설위원 기명 코너로는 동아의 ‘논설위원 현장 칼럼’, 서울의 ‘논설위원 사람 이슈 다시보기’, 한겨레의 ‘직격인터뷰’ 등이 있다. 김갑식 동아일보 오피니언팀장은 “‘논설위원 현장 칼럼’, ‘이슈 칼럼’은 세종보와 수원구치소, 나주혁신도시, 제주의 개방형 혁신병원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곳을 찾아 그 이면, 전망과 제언을 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동아일보 온라인 사이트의 조회 수와 추천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빈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논설위원 기명 코너가 주로 사회 현안에 관한 것이라면, 논설위원이 일상 속 잔잔한 이야기를 다룬 코너도 있다. 성기철 국민일보 경영기획실장 겸 논설위원이 맡은 ‘아재기자 성기철의 수다’다. 김진홍 국민일보 편집인은 “다른 신문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일상생활에 대한 논설위원 칼럼을 써보자는 의견이 나와 코너를 신설했다”며 “적임자를 찾다 성기철 논설위원이 자원 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오피니언면을 시민 사회 토론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신설한 ‘이슈논쟁’ 코너가 대표적이다. 화제가 되는 사회 이슈를 그 주의 주제로 선정해 다른 관점을 가진 두 전문가의 글을 나란히 배치한 코너다. 한국 사회 구성원 누구나 참여해 독자 본인의 의견을 기고할 수 있는 ‘왜냐면’은 한겨레의 장수 코너이기도 하다. 황보연 한겨레 오피니언팀장은 “‘왜냐면’에는 독자들이 주로 주장성이 강한 글들을 보내는데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현안에 대해 포인트를 각각 달리 접근한 글을 배치하면 현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평소 ‘왜냐면’ 기고글을 보고 해당 글에 대해 반론글을 보내는 독자들도 많았다. ‘이슈논쟁’ 코너에 대한 독자들의 니즈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한겨레가 오피니언면을 한 개면 증설할 정도로 ‘이슈논쟁’은 오피니언 글 중에 가장 분량이 많다. 충분히 자신의 주장과 논지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분법적인 논쟁을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여성·청년·소수자 등 필진 확대
변화하는 사회상에 맞춰 필진 구성도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전에는 필진이 학자, 정치인, 작가 위주였다면 사회 속 다양한 의견과 소수자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된 것이다. 한국일보는 AI, 범죄피해자, 성평등, 난민 등의 이슈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들이 법의 관점에서 다루는 ‘형형색색’을 게재하고 있다. 동아는 지난 4월 오피니언면을 개편하면서 여성 필진 비율을 높였다. 여성 최초로 한국경제학회장을 맡은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삼성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이었던 최인아씨, 김이나 작사가 등이 새로운 필진으로 합류했다.


한겨레 ‘2030 리스펙트’ 코너에는 청년 세대의 여러 담론을 논할 수 있는 필진들이 참여하고 있다. 곽승희 <월간 퇴사> 제작자, 박진영 <어피티> 대표 등이다. 황 오피니언팀장은 “올해 오피니언면 개편을 하며 드라마 PD, 가수, 판사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필진을 구성했다. 여성 필자도 늘어났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해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2030 리스펙트’는 필진 발굴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코너다. 직전 개편에서도 퇴사론 전문가, 청년들을 위한 경제 뉴미디어 대표, 녹색 정치 활동가 등을 구성해 청년 담론을 다양화하고자 했다.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는 있는 분야와 활동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향은 칼럼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수 타이거JK, 전인권 등이 필진으로 참여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최병준 경향 편집국장은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3컷 만화 등 튀는 코너도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통해 소통 방식의 다양화를 꾀하는 코너도 있다. “탈룰라...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가족과 관련해 심한 말을 했을 때 분위기를 빠르게 전환함을 일컫는 말. 생각 없이 말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냉랭해졌을 때에도 ‘탈룰라’를 쓴다. 영화 ‘쿨러닝’의 대사에서 유래했다. 비슷한 말로 ‘우디르급 태세전환’이 있다. 예=‘새로 산 신발 아재 같아.’ ‘아버지가 사줬어.’ ‘미안해, 정말 예쁘다.’ ‘탈룰라네.’” 지난 3월26일 자 동아의 ‘급식체를 아시나요’ 코너 내용이다. 급식체라는 젊은 세대가 만든 신조어를 소개하고 친절히 예시까지 제시해주는 이 코너는 변화하는 세태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관련 서적, 인터넷 자료, 지인 취재 등을 통해 오피니언팀 기자들이 정리한 것이다. 아쉽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소재 고갈 등의 이유로 ‘급식체를 아시나요’는 4월 개편에서 빠지게 됐다. 소재가 축적되고 여건이 되면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다.


젠더 이슈를 다루는 3컷 만화 코너도 있다. 한겨레는 웹툰 ‘며느라기’로 인기를 모은 수신지 작가의 3컷 만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를 게재하고 있다. 만화라는 형식으로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고, 직관적인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오피니언면 파격 확대와 논설위원 취재 코너 신설 등 발 빠르게 오피니언면 강화 전략을 세운 중앙의 경우 온라인에서도 오피니언 콘텐츠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글자 수 대비 읽는 시간을 통해 완독률을 계산하는 예측 프로그램이 있다. 3000자가 넘는 ‘논설위원이 간다’, 2000자 분량의 칼럼이라도 오피니언 콘텐츠는 완독률이 80% 정도다. 긴 글이기 때문에 ‘과연 독자들에게 읽힐까’ 걱정도 있었지만 오피니언 콘텐츠를 충실히 읽는 독자가 많다는 게 입증됐다”며 “중앙은 오피니언이 최고의 장점이라는 의견을 많이 듣는다. 오피니언 기능 강화가 종이신문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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