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역언론 차별 말고 대화에 나서라"

언론노조 전국 지부장 등 80여명,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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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한국지역언론학회·지방분권전국회의·(사)지역방송협의회 등이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3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한국지역언론학회·지방분권전국회의·(사)지역방송협의회 등이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뭐라카노 네이버야! 지역에도 사람이 산다!”

네이버의 지역언론 차별·배제를 규탄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23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을 주축으로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한국지역언론학회·지방분권전국회의·(사)지역방송협의회 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각지에서 언론노조 지부장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네이버가 모바일 제휴 언론사에서 지역언론을 완전히 배제하고 알고리즘에서도 차별하는 것은 지역 주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시정과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의 언론노동자와 시민, 학자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네이버의 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네이버는 당장 사과하고, 모바일 뉴스를 포함한 모든 뉴스 배열 정책을 시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네이버 모바일 구독 설정에 지역 언론 포함 △스마트폰 위치 확인 기능 이용한 ‘내 지역 뉴스 보기 서비스’ 시행 △지역 신문·방송 지속 가능성 제고와 지역-중앙 상생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와 네이버 그리고 시민과 학계, 언론현업인 간의 폭넓은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엔 이 같은 요구사항이 담긴 ‘네이버와 지역언론의 상생을 위한 대화 요구서’를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네이버 모바일에서 지역언론이 사라진 것은 저널리즘의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네이버는 반드시 우리의 요구를 귀담아듣고, 민주주의 회복과 저널리즘 회복이라는 기본적인 명제에 충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제휴 언론사 44개사 중에 지역언론사는 한 곳도 없다. 게다가 AI가 자동으로 뉴스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에서도 지역언론은 차별받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박정희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최근 광안대교 러시아 화물선 충돌이나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 환경부 항공기 소음 측정 문제 등 지역신문이 가장 먼저 발굴 보도해도, 네이버 검색 결과는 지역 기사를 보고 뒤따라 쓴 전국지의 기사로 채워졌다. 네이버의 자동기사 추천시스템에도 지역언론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이 사회적 책임보다는 효율과 수익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네이버의 지역언론 차별은 지역과 4000만 지역민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고차원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은 “네이버는 지역언론을 차별하면서 지역 파벌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이를 통해 지역민을 차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네이버가 수익을 위해 투자하는 것에 10분의 1만 이 문제 해결에 쏟는다면 수도권과 지역의 뉴스들이 조화롭게 소비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하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이상대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도 “네이버의 철저한 지역언론 배제는 곧 지역민을 배제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지역민영방송과 지역방송협의회도 이 문제에 있어서 결코 좌시하지 않고 지역민들의 시청권과 알권리를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당시 지역신문과 방송 활성화 정책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전혀 시행된 바가 없다.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니 네이버와 같은 자본 권력이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고 했다.


전국언론노조 등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네이버와 지역언론의 상생을 위한 대화 요구서’를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전국언론노조 등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네이버와 지역언론의 상생을 위한 대화 요구서’를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전대식 지역신문노동조합협의회 의장 또한 “대한민국 반 이상이 서울 밖에 살고 있고 대한민국의 GDP 절반은 서울 밖에서 생산하는데 네이버에서 지역뉴스가 실려야 하는 이유가 이것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고 강조하며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하는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은 아닌지,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위헌적 요소는 없는지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네이버 앞에서 1인 시위와 토론회 등을 조직해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대광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네이버 등 포털의 지역차별 문제와 저널리즘 황폐화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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