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든 작품이 영화제에? 그 신기한 일이 현실로 됐어요"

[국제 필름 페스티벌서 인정받은 기자들]
'꿀벌의 죽음' 다큐로 특별상… 이재규 춘천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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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든 작품이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수도 있네요.”


이재규<사진> 춘천MBC 기자는 “너무 좋고, 놀랍기도 하고,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 기자는 최근 다큐멘터리 ‘꿀벌의 죽음, 풍요의 종말’로 북미 3대 영화제인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난 13일 휴스턴의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 다녀온 이 기자는 생애 처음 영화제에 초청받은 소감을 묻자 “신기하고 좋았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꿀벌의 죽음’은 꿀벌의 집단 폐사 원인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멸종 위기를 맞은 꿀벌을 통해 오랜 시간 인류가 누려온 풍요의 종말을 경고한 작품이다. 이 기자는 지난 2009년 강원도 홍천에서 발생한 토종벌의 집단 폐사를 취재하면서 처음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고, 7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대책이 없는 걸 지켜보며 2016년 첫 번째 다큐멘터리 ‘꿀벌의 경고’를 제작했다. 막상 다큐를 찍다 보니 “좋은 그림”에 대한 욕심이 생긴 그는 “최고급 촬영장비로 찍은 자연 다큐를 통해 시사적인 의미를 던지자”는 일념으로 이듬해 2편인 ‘꿀벌의 죽음’까지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멸망한다”고 했다고 한다. 이 기자는 “꿀벌이라는 개체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로 생각하지만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꿀벌이 어떻게 보면 덩치가 큰 포유동물들보다 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죠.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꿀벌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정책을 만들지 않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꿀벌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고, 우리나라에서도 토종벌 농가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폐사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특히 두 편의 다큐 촬영에 많은 도움을 준 농민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또한 빠듯한 인력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선후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자연 다큐 제작이 “매우 특별하고 고마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기존의 제도나 테두리를 벗어나 보는 시각이 넓어진 것 같아요. 틀림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기자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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