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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오프라인 소통’ 사업… 조금씩 지갑 여는 독자들

‘독자 만나고픈 언론’과 ‘일방적 정보가 싫은 독자’, 교집합 성립

김고은 기자2019.04.23 23:51:57

/경향신문 제공

▲/경향신문 제공


지난 22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경향신문사 5층 여적향으로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세대도 직업도 다른 이들 스무 명 남짓은 경향신문이 주최한 일일 강좌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생존운동’의 수강생들이었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1월부터 ‘인생수업<사진>’이라는 독자 대상 교양·생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기억력 향상, 정리법, 돈 관리 등 다양한 주제로 매달 개최하며, 정원은 20~30명 규모다. 페이스북 등으로 신청을 받고, 각 강좌 내용은 기사와 동영상으로 제작해 신문 토요판과 유튜브 등에 싣는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6~2017년에는 ‘취미잼잼’이라는 연중기획으로 취미 소재의 강연을 진행했고, 그보다 앞서 ‘알파레이디 심리톡톡’, ‘리더십’ 등의 강좌도 열었다. 인생수업 진행을 주관하는 이지선 경향 뉴콘텐츠팀장은 “독자와의 오프라인 소통 사업의 일환”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독자를 만나고 싶은 신문과 더 이상 일방적으로만 정보를 소비하기 원치 않는 독자들의 요구가 만났다. 신문은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배움과 경험의 장을 제공하고, 독자와 소통의 기회를 얻는다. 독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면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조선일보는 대형 병원 등과 연계해 정기적으로 건강강좌를 열어 독자들을 초대한다. 지난 2월부터는 각 지역을 돌면서 ‘뉴스콘서트’를 개최해 독자들 을 만나고 있다. 참가비는 대개 무료다. 경향의 인생수업 역시 강좌당 2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포스코의 협찬을 받기는 하지만, 수익 자체가 목적이 아닌 “독자와의 소통” 중심의 “사회공헌 사업” 성격이 짙다.


반면 독자와 만나는 오프라인 행사에서 유료화의 가능성을 보고 비즈니스 모델을 일구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앙일보의 ‘더,오래’와 ‘폴인’이다. ‘더,오래’는 반퇴(半退)시대를 주제로 한 독자 참여형 서비스다. 기자와 전문가 외에 일반 독자가 필진으로 참여해 노후 준비, 재테크, 건강 문제 등을 다룬다. 2017년 7월 45명으로 시작한 필진은 현재 14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 1월부터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해 ‘톡톡 더,오래’라는 강좌를 시작했고, 3월부터는 유료로 전환했다. 박상주 더오래 팀장은 “온라인에서 B2C 방식의 콘텐츠 판매는 무료라는 인식이 거의 굳어져 버려서 콘텐츠를 유료화 하려면 교육 프로그램 형태여야 하고, 오프라인 강좌 외에는 딱히 유료화 방법이 없다”면서 “온라인에서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나 네트워크를 넓혀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자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더오래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쌍방향 소통을 중시한다. 독자가 필자가 되고, 필자가 다시 충성 독자층을 만들면서 강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이는 오프라인 행사 ‘모객’으로 이어져 “온오프라인이 동반 성장하는 효과”가 있다. 당장은 수익이 미미한 편이지만, 출판과 다양한 형태의 오프라인 행사 등 확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상호 연계해 유료화를 시도하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중앙일보의 ‘폴인’이다. 폴인은 일의 미래, 라이프스타일 등을 주제로 디지털 콘텐츠와 각종 모임, 강연 등을 유료로 제공하는 ‘지식 콘텐츠 플랫폼’이다. ‘링커’로 불리는 현장 전문가들이 온라인에서 스토리를 풀어내고, 오프라인에선 강연과 모임 등의 형태로 회원들을 만난다. 임미진 폴인서비스 팀장은 “사람들은 더 이상 콘텐츠를 일방향으로 소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같이 경험하고 상호작용 하는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런 콘텐츠라면 돈도 기꺼이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폴인스튜디오’로 불리는 강연은 매달 컨퍼런스나 워크숍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데, 지난해 하반기에 열린 행사 대부분이 현장 판매를 포함해 매진됐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2월 손석희 JTBC 사장 등이 연사로 나선 ‘브랜드의 품격’ 컨퍼런스도 4만9000원의 참가비에도 300석이 모두 매진됐다. 이달 중순에는 ‘폴인스터디’라는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며 주제별 ‘링커’들과 3개월간 6번의 모임을 갖고 정원을 25명으로 줄이는 대신 참가비를 52만원으로 대폭 올렸는데 역시 모두 매진됐다. 임미진 팀장은 “사실 투자대비수익률(ROI)이 별로 좋지는 않다”면서도 “완전 B2C 형태의 유료시장을 개척하는 초기 단계에서 우리 브랜드를 탄탄히 해 협찬과 후원에 기대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이어 “성인 교육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시장에 나와 보니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레거시 미디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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