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 "KBS 9시뉴스에 수어 통역 없는 건 차별"

지상파 메인뉴스 수어 통역비율 확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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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한국농아인협회 등 12개 장애인 인권단체와 언론시민단체는 KBS 9시뉴스에 수어 통역 방송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4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한국농아인협회 등 12개 장애인 인권단체와 언론시민단체는 KBS 9시뉴스에 수어 통역 방송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BS 9시뉴스에 수어 통역 방송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장애벽허물기), 한국농아인협회 등 12개 장애인 인권단체와 언론시민단체는 지난 14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어 통역을 시청할 권리 보장 KBS 뉴스9에 수어 통역 실시 KBS 프로그램 수어 통역 비율 확대 등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KBS에 전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누구나 볼 권리가 있는 저녁 종합뉴스에 수어 통역이 없는 것은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이라며 장애인도 시청자다. KBS를 비롯한 지상파 3사는 메인뉴스에 수어 통역 제공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6조에 따르면 KBS는 자막방송 100%, 화면해설방송 10%, 한국수어방송 5%에 해당하는 장애인방송물을 제작·편성해야 한다. KBS는 해당 규정을 지키고 있지만, 장애인 단체는 5% 뿐인 수어 통역 방송 비율로는 청각장애인의 방송접근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김철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KBS는 자막방송 100%를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르면 수어는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다. 청각장애인들은 본인들의 언어인 한국수어로 방송을 볼 수 없다는 얘기라며 비장애인이 해당 국가의 뉴스를 타 언어로 듣는 것과 다르지 않은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정환 서울시농아인협회 회장은 한국수어법이 만들어진 지 3년이 지났지만, 농아인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지상파 방송사들은 생색내기식 방송을 해왔고 정작 농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사인 KBS는 농인 시청자를 위해 메인뉴스뿐만 아니라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수어 통역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지상파 3사 뉴스 수어 통역 제공과 방통위 고시 개정을 촉구했다. 언론연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사의 종합 메인뉴스는 의제설정 기능을 통해 장애인들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가 차별 없이 접근돼야 하는 이유라며 “KBS는 공영방송사로서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가지고 방송제작에 나서야 한다. 현행 방통위의 고시 또한 장애인 방송접근권 취지가 제대로 담겨 있지 않다고 밝혔다.

 

KBS측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애인단체 등의 의견서를 전달받은 이영섭 KBS 보도기획부장은 뉴스9 화면에 수어 통역이 들어가면 기존의 화면 내용이 많이 달라져 내부적으로 검토할 시간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KBS의 대표 뉴스이기 때문에 다수와 소수의 시청자 모두 신경 써야 한다. 수어 통역 제공 화면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현재로선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내부 의견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 단체 등은 앞서 지난 129일 청와대와 문화체육광광부 등 9개 정부 부처에 한국수어법을 준수하라는 차별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고, 지난달 20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MBS, SBS 등 지상파 방송에 한국수어법 준수, 방송의 수어 통역 비율 30%로 확대를 요구하는 차별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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