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걸친 사학 적폐 서울예대의 민낯'

[제333회 이달의 기자상] CBS경인센터 신병근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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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요람, 한국의 버클리음대, 연예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 서울예술대학교에 붙는 수식들이죠.


우리나라 문화예술분야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예대라 하지만 화려한 ‘풀메이크업’ 뒤에 숨겨진 민낯은 썩을 대로 썩어 있었어요. 설립자에서 현 총장, 또 그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세습되는 사학구조의 폐단 때문이었죠. 총장과 그 일가가 저질러 온 온갖 비리는 당연시 됐고, 내부 비판자는 학교 밖으로 쫓겨나기 일쑤였어요.


뒷돈으로 챙긴 입시수당, 각종 서류 위조, 부적정 특성화사업비 집행, 장기 해외출장, 친일파 설립자 묘소참배 동원, 총장의 자의적 교수업적평가 등등. ‘절대권력’ 총장 일가의 불법과 전횡을 밝히기 위한 취재는 두 달 동안 계속됐죠.


지난 3월 첫 취재에 들어가 5월까지 15편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교육부 실태조사를 이끌었고, 총장 해임 요구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성과를 냈죠.


취재 도중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폭언을 들으며 반강제적으로 끌려 나가기도 했지만 오롯이 취재에만 집중했어요. 학교측 해명을 듣기 위해 방문했을 때는 부총장들을 포함 20여명의 담당자들로부터 둘러싸여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죠.


끈질긴 취재가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죠. 목숨을 걸고 내부고발을 자처한 교수, 학생들의 용단이 그것이에요. 총장 사퇴와 교육부의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며 캠퍼스 시위 행렬로 이어진 ‘저항의 불꽃’이 타올랐을 때, 그 현장에서 함께 흘렸던 뜨거운 눈물을 잊을 수 없네요.


혈연으로 이어진 족벌사학의 고리는 쉽사리 끊어지지 않고 있죠. 혁신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족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 아닐까요. CBS는 이번 취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 교육을 황폐화 시키는 사학적폐를 바로잡는 감시의 주체로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제게 늘 ‘참 된 기자’의 길을 가르쳐주시는 CBS 경인센터장 최선욱 선배, 사회부장 변이철 선배, 전국팀장 김학일 선배 등 모든 선배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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