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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평창… 삼성의 은밀한 뒷거래’

[제332회 이달의 기자상] SBS 전병남 기자 / 취재보도2부문

SBS 전병남 기자2018.06.08 10:33:45

SBS 전병남 기자.

▲SBS 전병남 기자.

‘삼성’ ‘IOC’ ‘평창올림픽’ ‘로비’ ‘비밀계약’. 삼성 내부 관계자들의 2010년 이메일을 관통하는 단어다. SBS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의 검찰·특검 압수수색 자료를 확보했다. 그리고 자료를 분석하다 흥미로운 내용을 확인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면 직후인 2010년 2월부터 12월까지, 삼성 수뇌부가 주고받은 메일이었다. 모두 139건으로, 삼성의 평창올림픽 유치 로비 사실을 입증하는 내용이었다.


삼성과 거래를 한 건 아프리카 IOC 위원이자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인 라민디악의 아들, 파파디악이었다. 파파디악은 로비가 가능한 IOC 위원 27명의 이름이 담긴 비밀리스트를 넘겼고, 삼성은 ‘디악리스트’로 이름 지었다. 공짜는 없었다. 각종 명목으로 1250만 달러를 달라는 요구가 뒤따랐다. SBS는 아프리카 현지 취재를 통해 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강력히 추정되는 삼성과 아프리카육상연맹 간 후원계약도 확인했다.


유럽지역 IOC 위원들도 로비의 대상이었다. 삼성은 V11이란 이름으로 조직을 운영했는데, 로비를 감추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불법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SBS의 보도는 르몽드·AFP 등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타전됐다. 결국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공식 조사에 착수하겠단 입장을 내놨다.


이건희 회장이 IOC 위원 자격으로 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 삼성이 자금과 조직을 동원해 로비를 벌이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스웨덴에서 만난 아르네 융퀴스트 당시 IOC 위원은 “평창은 이미 잘 알려진 후보지였고, 개최지 확정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삼성의 로비 없이도 올림픽을 유치할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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