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지방선거… 지역 언론 '콘텐츠 공략'

부산일보·국제신문·중부일보·KBS광주, 선거 콘텐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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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초대형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고 여당의 선거 압승을 점치는 성급한 예측이 난무하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역대급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유권자 1인당 최대 8표를 찍어야 하는 만큼, 알아야 할 정보들도 넘쳐난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줄 지역 언론들의 역할이 큰 이유다. 지역 언론사들은 지난 25일 후보 등록 마감을 전후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보도 체제에 돌입했다. 지면과 방송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후보자 정보와 선거 뉴스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부산일보가 내놓은 유권자 맞춤형 후보 찾기 서비스다. 부산일보는 지난 27일 지방선거 포털 사이트 ‘마이 보트(My Vote)’를 오픈하면서 유권자와 후보자의 이념 성향을 분석해 가장 가까운 후보자를 추천하는 ‘맞춤형 후보 찾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이트(myvote.busan.com)에 접속해 선거구를 선택하고 정치·사회 현안과 지역 이슈에 관한 질문에 답을 하면 해당 유권자와 견해가 가장 비슷한 후보를 일치율(%)이 높은 순으로 알려준다. 부산일보는 “정당만 보고 투표하거나 막연하게 학력·경력에만 의존해 후보를 선택해온 유권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사이버 도우미”라고 밝혔다.


질문 문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시 주한미군 철수 문제,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 우리 사회 현안과 관련해 이념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 10개와 신공항 건설 등 부산 지역 이슈에 관한 질문 5개로 구성됐다. 부산일보는 부산시장, 부산시 교육감, 16개 구청장·군수, 해운대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들에게도 동일한 정책질의서를 보내 이념 성향을 분석한 결과를 지난 28일과 29일 지면을 통해 보도하기도 했다. 질문 구성에 도움을 준 정치 컨설팅회사 ‘폴리컴’의 박동원 대표는 “10개의 질문만으로 후보자나 유권자의 이념 성향을 완벽하게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인 성향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 찾기 서비스는 PC는 물론 모바일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는 “‘마이 보트’ 사이트 접속자가 (29일 기준) 1만명을 넘어섰고 그 중 2000명 정도가 후보 찾기 서비스에 참여했다”며 “각 후보 진영에서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캠프 차원에서 참여를 서로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같은 부산 지역 일간지인 국제신문은 지방선거에서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기초단체장 후보와 공약 알리기에 나섰다.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는 부산 16개구(군) 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원포인트 공약’을 영상으로 제작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업로드하고 있다. 국제신문은 “지방선거는 총선, 대선과 달리 개인당 총 7장의 투표지로 다수 후보자를 선택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후보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유권자 대다수를 위해 ‘원포인트 공약’을 소개해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부일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현안과 관련해 시민 다수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공약청원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중부일보의 선거 특집 페이지에 개설된 ‘공약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후보자가 직접 답을 내놓는 형식의 기획이다. 지난 3월 한 시민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교사들의 처우 개선’과 관련한 청원 글을 남겼고, 1000명 이상의 추천이 모였다. 이에 중부일보는 관련 청원을 인천시 교육감 후보자 전원에게 전달했고, 인터뷰 결과 모두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부일보는 이번 기획에 대해 “내 지역의 실질적 현안과 민원사항을 새로 취임할 단체장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광주방송총국도 후보 중심이 아닌 유권자 중심의 선거 문화를 위해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공약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방송 중인 ‘6·13 프로젝트 공생’은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따져 묻고, 주민이 원하는 진짜 공약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선거 하루 전날인 다음달 12일까지 매주 화요일 광주·전남 지역 시청자를 찾아간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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