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협 축구대회 우승하는 그날까지

[그 기자의 '좋아요']김형욱 이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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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이데일리 기자

기자 생활을 하면서 작지만 거창한 꿈이 생겼다. 기자협회 축구대회 우승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과격한 운동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얼마나 더 기자생활을 할 지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은퇴 전에 한 번쯤은 우승하는 짜릿한 순간을 만끽해보고 싶다.


원래부터 축구를 좋아한 건 아니다. 축구는커녕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월드컵 때나 축구를 보는 정도. 그러나 언론사에 입사해 반 강제로 참여했던 기협 축구대회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단체 운동이 얼마나 즐거운지, 일과는 또 다른 목표를 갖는다는 게 팍팍한 일상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알게 됐다. 매년 5월 축구대회에서의 우승 상상을 일상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축구를 잘하는 건 아니다. 서른 돼서야 뒤늦게 입문한 축구. 어려서부터 해 온 사람을 넘어설 순 없다는 한계를 느낀다. 그래도 예전과 비교하면 공을 제법 다룬다는 데 만족한다. 그 만족감에 틈만 나면 운동한다. 공을 찬다.


다른 동료 선후배에게 축구를 권한다. 축구가 아니라도 좋다. 독서, 영화, 음악도 좋지만 이와 별개로 운동 취미 하나쯤은 꼭 갖기를 바란다. 기자직군은 업무 시간과 강도가 불규칙하다. 야근, 주말 근무가 잦다. 취재원과의 교류 과정에서 회식과 술자리도 빼곡하다. 몸이 망가지기 일쑤다. 축구(운동)를 한다지만 기자생활 만 9년만에 몸무게가 10㎏ 이상 불었다. 주위를 보면 더한 사람도 많다.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기 무섭다는 사람이 많다. ‘글은 허리와 엉덩이로 쓴다’(소설가 이순원)는데 몸이 망가져서야 어떻게 건강하게 취재하고 기사를 쓰겠는가.


기협 축구 시즌이다. 탄핵과 조기 대선 여파로 미뤄진 만큼 개막일(10월21일)을 더 간절히 기다려 온 것 같다. 늘 그렇듯 올해 목표도 우승이다. 또 우승 여부를 떠나 참가 선수 모두 부상자 없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 이참에 축구(운동)에 입문해 심신 건강한 기자가 늘어나기도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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