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공익제보

제322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세계일보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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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백소용 기자

지난 5월 중순 한 제약회사의 비리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를 인터뷰하기 위해 대전시 외곽에 위치한 그의 아파트를 찾았을 때다. 아파트 거실은 서류와 사진, 통화 기록 등 사건 관련 서류로 도배돼 있었다. 회사와의 소송이 장기간 이어지며 그는 아직 ‘감옥’ 속에 살고 있었다.


공익제보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양심의 호루라기를 불어 우리 사회를 바꾼 사람들이었지만 취재팀이 만난 그들의 현재 모습은 그야말로 비참했다. 합당한 대접을 받기는커녕, 삶이 산산조각 나 있었다.


취재팀은 공익제보자와 관계자 수십 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통한 질적 분석, 여론조사를 통한 양적 분석을 동원해 ‘왜 우리사회에서 공익제보가 더 많이 나올 수 없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적폐 청산과 부패 척결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공익제보는 우리나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도 이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기사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대부분 수용한 공익제보자 보호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새 정부는 ‘국정과제 2호’로 ‘반부패 개혁’을 내세우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신인 국가청렴위원회를 부활시켜 반부패기구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는 전담조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취재에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내부제보실천운동, 호루라기재단, 참여연대,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아픔을 공유하고 미래의 공익제보자를 위해 아낌없이 조언을 해준 공익제보자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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