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바바파파'가 주는 감동

[그 기자의 '좋아요'] 목정민 경향신문 기자

  • 페이스북
  • 트위치

▲목정민 경향신문 기자

바바파파는 분홍색의 동그란 캐릭터다. 배우자 바바마마, 7명의 아이들과 지내고 있다. 바바파파는 부드러우면서 포근한 느낌이 드는 캐릭터다. 프랑스어로 솜사탕을 바바파파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바바파파는 달콤하다. 바바파파는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데, 아이들의 침대가 되어주고 캠핑지에서는 텐트가 되어주며, 한여름엔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미끄럼틀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바바파파를 알게 됐다. 5살이 된 아이에게 읽어주기 위해 큰마음 먹고 50권이 넘는 바바파파 전집을 구입했다. 아이를 위해 산 책이지만 한두 권씩 읽어갈수록 나도 바바파파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와 함께 바바파파 책을 읽은 것 같다. 하루에 한 권이라도 읽지 않으면 가슴 한편이 허전할 정도다. 왜 이렇게 내가 빠져들었을까 생각해보니 달콤한 그림 속에 아무렇지 않은 듯 숨어있는 심오함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성 평등 관점 등 간단치 않은 사회적 이슈 때문에 나는 매일 밤 감동을 받는다.


예를 들어 바바파파의 남자 아이들이 ‘남자 일’과 ‘여자 일’을 나누자고 한다. 그러자 여자아이들이 반대하며 남자아이들과 일을 바꾼다. 여자아이들은 못질, 기계 수리를 하고 남자아이들은 요리, 바느질을 한다. 처음에는 서툴러 실수가 남발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은 일에 익숙해지고 서로 돕는다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무릎을 탁 쳤다. 서로 잘 못한다고 상대를 비방할 것도 싸울 것도 아니며, 익숙해지며 서로 도와나가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는 결말에서 감동을 받았다. 가사를 두고 남편과 옥신각신했던 예전의 일도 떠올랐다.


어린 시절 엄마는 앞치마를 두르고 아빠는 거실에 앉아 신문을 보는 내용의 동화책만 줄곧 읽어 와서 그런지 최신 동화책의 변화에 나는 설렘을 느꼈다. 최소한 이런 책을 읽고 자란 나의 아이들은 성 평등 관점에서 나보다는 나아지리라.



목정민 경향신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