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배치된 사드

제320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사진부문 / 매일신문 사진부 우태욱 기자

▲매일신문 사진부 우태욱 기자

주한미군이 지난 4월26일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장비를 기습 반입했다. 이날 새벽 경찰의 철통 경계 속에 군은 수 십대의 트레일러를 동원해 장비를 실어 날랐다. 오산 공군기지에 사드 핵심 장비가 도착한지 51일만이었다.


그 당시 군은 사드 장비가 하역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언론에 배포했다. 하지만 이후 성주골프장 반입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성주골프장으로 이동할 사드가 왜관 미군기지에 보관 중이라는 추측만 무성했다. 기자들은 사드가 골프장으로 반입될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성주골프장은 요새나 마찬가지였다. 주민들과 미디어의 접근 차단을 위한 경찰 병력이 24시간 상주했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됐다’는 팩트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이미지는 뭘까? 골프장에 사드 발사대가 놓인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주민 집회 등 취재를 위해 몇 차례 골프장 인근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틈틈이 산길을 둘러보았다. 경찰이 주요 산길을 차단하고 있어 우회 길을 찾아내야 했다. 인터넷 포털의 지도를 활용해 촬영 지점을 정할 수 있었다. 골프장 남쪽 바위산을 목표로 숲을 헤집는 시행착오를 여러 차례 거쳐야 했다.


사드 반입 소식이 전해진 당일 오전 간단한 장비만 챙겨 현장을 찾았다. 경찰 경비가 없는 마을회관 뒷산을 찾아 잠입했다. 능선을 타고 2시간여 만에 골프장 앞 바위산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80-400mm 렌즈를 통해 사드 발사대 2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차량형 이동식 사드 발사대가 요격미사일 발사관을 하늘로 향한 채 세워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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