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매일경제 소속 10년차 미만 기자들이 최근 회사를 잇달아 그만두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 분야 ‘1등 신문’이라는 자부심과 달리 젊은 기자들의 이탈 현상이 이어지면서 사기 저하 등 내부가 동요할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조선은 지난달 기자 2명이 회사를 떠났고 또 다른 기자도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입사 8~9년차(2008~2009년 입사) 기자라는 점이다.
이 중 한 명만 타 방송사 이직이 확정됐고, 나머지 두 명의 진로는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노조는 지난 9일 발행한 노보를 통해 “최근 10년차 내외 기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면서 젊은 조합원들의 마음이 뒤숭숭하다”며 “사람들이 떠나는 것도 위기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냉소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매경 역시 지난 3~4월 기자 3명이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기자 2명이 벤처캐피탈과 타 언론사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이 중 1명(11년차)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4~7년차의 젊은 기자들이다.
이처럼 젊은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부서 배치나 학업 등의 이유로 이직한 경우도 있지만, 기자직에 대한 비전 고민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오프라인 업무 병행 등으로 업무 강도는 갈수록 세지는 반면 이에 따른 적절한 유·무형의 보상은 미미하다 보니 젊은 기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기자들을 바라보는 외부시선은 곱지 않아 ‘기레기’로 비하되는 등 직업 자부심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장밋빛 미래’마저 꿈꿀 수 없는 상황 역시 젊은 기자들을 이·전직으로 내몰고 있다.
언론진흥재단이 4년마다 조사·발표하는 ‘한국의 언론인 2013’보고서에 따르면 언론인들의 타 업종으로 전직 의향 추이를 5점 척도(‘전혀 없다’ 1점, ‘매우 많다’ 5점)로 평가한 결과, 2003년 2.98점, 2005년 2.95점, 2007년 2.82점, 2009년 2.91점, 2013년 2.96점으로 2009년을 기점으로 또다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개인 직업 선택의 자유로만 치부할 정도로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창 취재 현장을 뛰어 다니고 기자직에 대한 열정이 높은 연차여서 이들의 이탈현상은 단순히 직업 선택의 자유를 넘어 그 조직의 건강에 적신호가 커졌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각 사마다 주니어급 기자들이 마음 놓고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타 업종으로의 이탈 현상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한 신문사 기자는 “노동강도는 계속 세지는 데 비해 밖에선 기자들을 기레기로 보고 있는 등 사기진작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더구나 앞으로도 신문 산업이 계속 어려워질 것이란 얘기만 나오다보니 젊은 기자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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