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차부터 막내까지 "고대영·김장겸은 물러나라"

KBS, 직원 5천명 설문 결과 "고대영 사장 사퇴해야" 88%
MBC, 사장 퇴진 연명 성명 "물러나거나, 쫓겨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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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 등 공영방송 내부에서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구성원들의 인적청산 요구가 날로 거세지는 모양새다.


12일 KBS 양대 노조와 10개 사내 직능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대영 사장이 사퇴해야한다는 응답자가 88%(2896명)에 달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 직원은 물론 국·부장 등 간부를 포함, 약 5000여명(4975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응답자 3292명)에서 나온 결과다. 특히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하락을 사퇴 주요 이유로 든 응답자(1765명, 54%)가 가장 많았다.


▲KBS와 MBC 등 공영방송 기자들이 잇따라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100여명의 MBC 기자들이 일제히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날 김연국 MBC본부장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이현진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양대 노조, 모든 협회를 아울러 모든 구성원들이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회 체제의 해체를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았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문결과를 평가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그간 여론조사 등을 거론,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에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그게 국민의 뜻”이라며 “즉각적인 퇴진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구성원은 오는 14일 사장 퇴진 끝장 투쟁 선포식을 예정하고 있다. 


MBC에서는 지난 9일 100여명 넘는 구성원들이 점심시간 상암동 MBC 로비에 모여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쳤다.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싸우는’ MBC 구성원들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회사 내에서 사장 퇴진을 외치고 이를 중계한 김민식 PD의 퍼포먼스가 계기가 됐다. 지난 2주 간 김 사장의 선배나 동기, 막내 기자까지 연명 성명을 내며 이어 온 사퇴 촉구 목소리는 MBC 사측의 연명 성명 삭제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MBC 기자 221명은 12일 성명을 내고 “사장에게 남은 선택지는 없다. 스스로 내려가느냐, 끌려 내려오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그간 기수별 성명을 통해 확인한 기자들의 총의를 바탕으로 사장 퇴진의 선봉에 설 것을 천명했다. 이들은 “글 하나가 지워질 때마다 우리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하나의 입을 막으면 열 개의 입이 나타날 것”이라며 “저열한 탄압에 끝까지 품격 있게 저항할 것이다. 언론 자유와 공정한 공영방송 재건을 위해 온몸으로 당당히 맞서겠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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