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김민배·방정오 대표체제' 전환

경영승계·대외 협상 위한 포석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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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방정오 전무, 김민배 전무.(사진=TV조선)

TV조선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홍두표 전 KBS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한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인 방정오 편성 및 제작담당 상무와 김민배 총괄전무를 신임 대표이사 전무로 각각 추천했다.


홍두표 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방정오·김민배 대표이사 전무가 업무를 분담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되는 셈이다.


TV조선 변용식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홍 회장 영입에 이어 각자 대표체제 전환 역시 방통위 조건부 재승인 사태 이후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TV조선은 지난 3월24일 방통위 재승인 심사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했지만 방송 프로그램의 품격제고 계획 준수, 방송심의 규정 위반 방지를 위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기구 구성 및 운영, 연간 법정 제재 4건 이하로 축소 등의 조건으로 ‘조건부 재승인’ 처분을 받았다.


앞서 TV조선은 방통위 재승인 심사 중인 지난 3월20일 상반기에 10개 넘는 신규 프로그램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보도프로그램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가족형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을 크게 늘리겠다는 게 편성 기본방향이다.

이에 따라 기존과 달리 대대적인 투자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TV조선의 내부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홍 회장 영입에 대해 “앞으로 제작 등에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효율적인 예산 투입 등을 위해 방송에 대한 전문 노하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각자 대표체제는 현 정부의 미디어정책과 맞물려 진행됐다는 게 대체적인 내부 반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대선 기간 중 종편사업자에게 주어진 특혜를 철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때문에 보도기능을 제외한 대외업무와 심의업무는 김 전무가, 나머지 업무는 방 전무가 맡는 방안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 전무는 경영승계를 위한 움직임이고, 김 전무는 호남 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인사라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TV조선은 이달 29일 열리는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를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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