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선물 덕에 아내한테 점수 땄다…녹취록 공개

제318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부문 / 김정우 S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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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SBS 기자

“거짓을 말할 경우 위증의 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맞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매시간 등장했던 문장입니다. 이번 청문회에선 유난히 ‘위증의 벌’이란 단어가 자주 쓰였습니다.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할 청문회장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말잔치’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돈을 낸 사람은 있는데, 정작 강요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좋은 학점을 줄 것을 지시받은 교수는 있는데 지시한 교수는 없었습니다. 청문회 기간 책임을 지고 잘못을 인정한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김영재 원장과 그의 부인 박채윤 대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지난해 ‘비선 진료’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의혹을 부인해 왔습니다. 청와대에 들어간 적은 있지만 대통령을 상대로 시술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면세점에 입점한 것도, 중동에 진출한 것도, 사업 규모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커진 것도 오로지 ‘실력’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 통화 내용을 들어봤더니, 그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습니다. 최순실 대신 해결사로 나선 청와대 경제수석이 일개 사업가로부터 선물을 받고 저녁 식사 접대를 받고, 그 대가로 김영재 부부 사업체의 중동 진출을 도왔습니다. ‘비선 진료’와 맞물린 추악한 고리가 밝혀진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최순실씨를 ‘키친 캐비닛’이라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정치적 조언을 하는 것을 넘어 이권을 행사하면서 이번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앞으로 언제든 다시 등장할지 모르는 ‘키친 캐비닛’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취재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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