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생의 태극 1장을 생각하라

[그 기자의 '좋아요'] 손미혜 뉴스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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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혜 뉴스1 기자

[웹툰] 샌프란시스코 화랑관


근처 태권도장을 다닌 지도 벌써 6개월쯤 됐다. 기자생활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떨어진 체력을 더는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던 중, 네이버 웹툰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을 보고 태권도를 배우면 어떨까 싶어 조심스럽게 도장 문을 열었다.


운동은 젬병이었던 터라 처음엔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남들보다 천천히 뛰는 달리기에도 쉽게 숨이 찼고, 모두가 뛰어넘는 높이의 뜀틀에 발이 걸려 넘어질 때면 얼굴이 화끈거렸다. 마치 실수를 거듭하며 내가 기자에 맞는 걸까 고민하는 시간과도 맞닿아 있었다. 그럴 때면 웹툰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웹툰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한국인 ‘이가야’가 외로운 타지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채 헤매던 중 태권도를 배우며 내면의 힘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저지른 실수로 혼자 회사에 남아 뒤처리를 이어가던 가야는 지친 마음으로 도장을 찾아간다. 가야는 관장님에게 태권도가 적성에 안 맞는 거 같다며 “매일 연습해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조금도 나아진 것도 없고, 아무래도 무리였나보다”고 털어놓는다.


그런 가야를 향해 데일 보이어 관장님은 “태권도를 막 시작한 사람은 대부분 자신에게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실수도 많이 하고, 아무런 진척도 보이지 않고…. 그렇게 1년, 2년 흐르면 동작에도 익숙해지고 점차 자신의 뚜렷한 형체가 보인다”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지금 좌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걱정 말아요. 가야씨는 지금 잘하고 있어요”라는 관장님의 말은 모든 ‘첫 도전’을 하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낳는다.


흰띠의 품새인 태극 1장은 ‘건’ 하늘로, 시작과 탄생을 의미한다. 사회초년생인 나에겐 어쩌면 모든 것이 어렵고, 당혹스러운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나름대로 중요한 단계다. 흰색은 아무런 티끌도 없는 깨끗한 상태다. 이 새 도화지에 실수와 경험을 거듭하며 제 색깔을 물들여 가면 되는 거다. 흰띠는 흰띠답게. 자연스럽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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