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원자로 내진설계 대진단

제317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중도일보 최소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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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반도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고, 그중 대부분은 원자력 시설에 집중됐다.


대전에는 발전용 원자로는 없지만,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에 1995년부터 가동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와 수많은 방사성 폐기물이 존재하는 원자력 밀집 지역이 있다. 하나로는 4년 전 내진설계 성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해 2월부터 내진보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원자력연은 착공 당시 공사를 지난해 8월 말까지 끝낼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공사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공사 기간이 늘어난 것에 대한 원자력연의 분명한 해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원자로 내진보강 공사는 국내 첫 사례는 물론 해외에서도 몇 차례 이뤄지지 않은 공사다. 공사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순서로, 어떤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원자력연을 비롯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지자체 등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해외 사례·논문을 읽고, 토목·지진·건축 관련 전문가를 만나 심층취재에 나섰다.


그 결과, 원자력연이 23년 된 낡은 하나로 외벽체에 손바닥 크기의 구멍 1800여 개를 뚫어 벽체 내ㆍ외측에 수천 톤에 달하는 철골을 벽에 붙이는 방식(하이브리드트러스ㆍHybrid-Truss)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토대로 내부 원자로와 외부의 철저한 단절을 상징하는 벽에 구멍이 났다는 점, 구멍을 메우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취재 중 내진보강 공사에 참여한 작업자로부터 공사 중 건물에 크랙이 발생하는 등 시공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는 제보도 나왔다.


이 외에도 공사 설계 방식이 실험으로 검증되기 전 착공이 진행된 점, 현장에서 발생한 공사 건축자재를 방치한 점도 확인했다. 현재 지역사회에서는 내진보강 공사가 완공되면, 지자체·시민단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검증기구를 통해 공사에 문제점이 없는지 ‘3자 검증’을 해야 한다고 의견이 모인 상황이며, 원자력연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하나로에 제기된 의혹이 깨끗하게 해소될 때까지 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원자력 안전은 우리 미래 세대의 운명이 달린 만큼 꾸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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