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리더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그 기자의 '좋아요'] 나주석 아시아경제 기자

  • 페이스북
  • 트위치

▲나주석 아시아경제 기자

[책] 도리스 컨스 굿윈 ‘권력의 조건’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에 관한 책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많은 책 가운데 미국의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윈이 쓴 ‘권력의 조건’은 링컨뿐 아니라 그의 경쟁자이자 동지였던 인물들을 통해 링컨과 그가 살아갔던 시대를 살펴봤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 책에는 링컨 외에도 윌리엄 H. 슈어드, 새먼 P. 체이스, 에드워드 베이츠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 모두는 링컨이 대통령으로 선출됐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자들이었다. 이들은 대선후보 경선 당시 링컨을 유력주자로 보지도 않았다. 이들에게 링컨은 중앙정치에서도 큰 조명을 받지 못한 데다, 직전 상원 선거에서도 낙선했던 인물에 불과했을 뿐이다. 단지 그가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스티븐 더글러스와 논쟁을 통해 탁월한 연설 실력을 갖췄다는 점 정도만 주목받았다.


링컨이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해석이 있지만, 그의 선거전략 못지않게 정치적 입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노예해방이라는 총론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구체적 접근법과 해법에서 차이가 있었다. 링컨의 경우 중도주의적 입장을 취했는데 이 같은 포용력이 분열의 위기에 처한 미국과 공화당을 구할 수 있는 희망으로 여겨졌다는 분석이다.


▲도리스 컨스 굿윈의 ‘권력의 조건’

링컨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자신의 경쟁자들에게 각각 국무장관, 재무장관, 법무장관을 맡겨 공화당의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안았다.


사실 이런 내각은 두 가지 점에서 놀랍다. 링컨의 관점에서 자기를 업신여겼을 경쟁자들을 정부의 각료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링컨을 도왔던 인물을 발탁한다거나, 가까운 지인 대신 서로 각기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경쟁자들을 각료로 삼은 것이다. 또 다른 점은 단순히 형식적인 통합이 아닌 남북전쟁이라는 국난 상황에서 경쟁자들의 최고의 역량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슈어드, 체이스, 베이츠 등은 남북전쟁의 위기에서 미국을 구해내는 최고의 리더십을 보였다.


촛불과 태극기로 나뉜 국론분열, 현직 대통령의 탄핵, 경제적 어려움, 남북관계, 주변국과의 외교적 갈등 등 온통 위기의 경고등만 깜빡인다. 대한민국을 다시 하나로 합하고 이 위기를 이겨낼 ‘리더십’을 고민하게 되는 시절이다. 링컨의 리더십에 다시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나주석 아시아경제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