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문화권력 차은택 얘기 흘려들어"

1개면 털어 2016년 오보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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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30일자 21면에 2016년 주요 오보를 반성하는 지면을 냈다.

중앙일보가 올해 자사의 잘못된 보도를 낱낱이 고백하는 지면을 실었다.


중앙일보는 30일자 21면에 ‘2016 바로잡습니다’를 싣고 4·13 총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투표, 미국 대선 예측 등에서 오보를 냈다며 독자에 사과했다.


중앙은 4월4일자 1면에 게재한 4·13 총선 전망 기사에서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새누리당은 112곳, 더불어민주당은 35곳, 국민의당은 11곳에서 우세라고 보도하면서 새누리당이 경합지 86곳 중 3분의 1을 승리하고, 비례대표 18석을 얻을 경우 전체 의석은 158석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의 이런 예측 보도는 오보였다.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으로 1당을 차지했고, 새누리당은 122석, 교섭단체 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던 국민의당은 38석으로 약진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관련해 중앙은 “막판에 영국의 심상치 않은 기류를 감지하고 투표 당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유료화로 바꿔 두자며 환전소로 몰린 런던 시민들의 스케치 기사(6월24일자 3면)를 실었지만 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면서 “언론이 여론조사에서 반영되지 않은 바닥민심을 면밀히 챙기지 못해 벌어진 참사였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도 중앙은 “부끄럽게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미국의 유력 언론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한국과 프랑스 대선, 네덜란드와 독일 총선 등 더 중요한 선거들이 대기 중이다. 내년 선거에서 보다 정확한 민심, 숨은 표심까지 반영해 보도할 수 있도록 취재 시스템을 보완하고 정비하겠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30일자 21면에 2016년 주요 오보를 반성하는 지면을 냈다.

이와 함께 중앙은 정치·외교안보, 경제·산업, 사회, 문화·스포츠 분야 등으로 나눠 구체적인 오보 사례를 밝혔다.


중앙은 “정치·외교안보 기사에선 유난히 변수가 많았다며 그 변수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 배치 장소로 강원도 원주를 가장 적합한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보도(2월16일자 1면), 영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과 관련해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중 한 곳이 될 것이라는 보도(6월10일자 12면, 6월16일자 10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롯데가 상장할 것이라는 기사를 1월부터 5월까지 모두 4차례 보도했지만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오보로 드러났고, 삼성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보도의 경우 적기를 놓치고 뒤늦게 보도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설익은 보도, 선입견을 앞세운 보도가 있었다고 중앙은 밝혔다. 대표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제2롯데월드 건설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6월13일자 4면 보도(‘제2롯데월드 의혹 수사 초읽기…MB 정부 인사 타깃’)는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아 오보로 밝혀졌다.


중앙은 “문화체육관광부 담당기자들의 2016년은 참혹했다”면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1년 전 차은택이란 이름은 문화계 인사들 사이에서 간간이 들렸다. 1년 전 모 방송사 PD로부터 '요즘 차은택이 최고 문화권력이라는 거 아시죠. 그쪽 통해야 일이 돼요"라는 귀띔 등이 있었지만 흘려듣고, 취재 영역이 아니라는 떠넘기기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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