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캐릭터 바트는 나의 이상형

[그 기자의 '좋아요'] 손봉석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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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 경향신문 기자

[만화영화] ‘심슨가족’


시트콤 형식의 만화영화 ‘심슨가족(The Simpsons)’은 원자력 발전소 직원 호머심슨이 아내 마지와 자녀 바트, 리사, 매기와 가상의 미국 도시 스프링필드에 살면서 매주 2~3가지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리사와 마지가 활약하는 에피소드는 종종 일상적인 사건에서 출발해 정치부패, 환경문제, 언론자유 등에 대한 내용이 우화처럼 전개되며 부담 없이 현대사회의 문제를 조명해 주는 점이 좋다.


아빠 호머는 큰 사고를 치기도 하고 가끔 세상에 대한 견해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우주비행사에서 록스타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친 경력도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호머에 대해 문화평론가들은 ‘좌절한 미국 백인 노동자 계급의 울분을 반영한 캐릭터’라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슨가족’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11살 소년 바톨로뮤 조조 바트 심슨(Bartholomew Jo-Jo Bart Simpson)이다. 바트는 캐릭터 분석을 할 필요가 없는 ‘단순하고 무식한’ 악동이라 좋다.


바트는 여동생 리사의 표현에 따르면 ‘소프트 드링크를 너무 마셔 뇌가 흐물흐물한 악마의 시종’이다. 학교에선 열등생이고 기발한 장난을 시도하지만 늘 실패한다. 집에선 부모나 동생을 괴롭히다 오히려 늘 당하는 것이 일과다.


바트가 비디오 게임을 하고 불량식품을 먹으며 장난에 몰두하는 모습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우리들 대부분이 꿈꿨던 삶 그 자체다. 바트의 매력은 초등학교 고학년인 4학년이 된 후에도 그렇게 살고 있다는 점이다.


시리즈 첫 시즌 추수감사절 에피소드에서 미식축구 놀이를 하며 바트가 한 독백은 심슨 최고의 대사였고 예언이 됐다. “아무도 원하지 않던 소년이 영웅이 됐습니다.”


‘심슨가족’은 1987년 미국 FOX 방송 예능프로그램 ‘트레이시 울먼쇼’의 30초짜리 코너로 출발했다. 바트의 인기와 호머의 실패에 힘입어(?) 1989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후 2016년 10월16일 600회를 맞았다. 바트는 하버드 대학 학생들이 뽑은 ‘가장 되고 싶었던 사람’ 1위에 오른 경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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