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시간, 열정의 샘물에 목을 축이다

[그 기자의 '좋아요'] 김영태 C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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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CBS 기자

[책]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의 ‘공부하는 삶’


현재의 집착은 과거의 결핍을 반영한다. 나의 광적인 책 수집은 학창 시절 문학적 소양의 결핍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마감에 쫓기는 기자생활의 특성상 긴 호흡의 독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진정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깨우침을 주었던 책을 만났다.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Antonin Gilbert Sertillanges·1863~1948)가 쓴 ‘공부하는 삶’이다. 3년 전 이맘때였다. 저자는 프랑스 가톨릭 신학자·철학자로 토마스 아퀴나스 연구자로 정통하다.


이 책은 공부를 왜 하는가? 공부를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물음의 방향을 제시한다. 먼저 그가 제시한 방법론을 보자. 그는 “하루에 두 시간을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이어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일을 해야 할 경우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영혼의 자유를 희생하지 않고도 밥벌이를 할 수 있다. 위대한 인물들은 어떤 소명을 따랐다. 나는 많은 이들이 지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에 매일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제한된 시간을 최대로 활용하는 법을 배워라. 갈증을 씻어주는 동시에 다시 목마르게 하는 샘에 매일 매일을 쏟아 부어라.”


그렇다면 공부는 왜 하는가? 저자는 공부의 목적을 “우리의 정신과 인간세계를 고양하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성인은 혼자 있든 은둔해 있든 개인주의의 유혹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고립은 비인간적이다. 인간적인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연민, 자신의 위대함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연대감을 느끼면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부는 언제나 어떤 실용성을 염두에 둔다고 했다. “인류가 당신에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라.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는 특정한 집단의 특정한 개인들을 골라, 그들을 어둠에서 빼내고 고귀하게 만들어줄 것을 찾아라.”


다시 나에 대한 물음으로 돌아온다. 나는 왜 책을 보는가, 왜 공부를 하는가? 좀 더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서,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다. 그날 이래로 매일 새벽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책에 빠져 열정의 샘물에 목을 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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