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 후속보도 통한 사회적 파장 호평

제31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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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오랜 시간 추적보도한 기자 노력 돋보여


제310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번 달에는 현장 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총 67편의 후보작이 제출돼 올해 심사 중 가장 많은 출품 수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특종 영역인 취재보도 부문에서 중앙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많은 수작이 제출됐다. 이는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전통적 역할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함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이다. 다만 검찰·경찰의 수사를 따라가거나 사회적 공론화로 문제가 드러나기 전에 언론이 먼저 좀 더 끈질기고 선제적으로 문제를 추적·발굴하고 어젠다를 설정해 사회적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이 최근 약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심사 과정에서 제기됐다. 심사위원들은 치열한 토론 끝에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동아일보의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은 총선 직후 정치권에서 떠도는 소문을 계기로 취재에 착수, 의혹을 하나씩 확인하고 선관위의 고발 시점에 맞춰 기사화한 깔끔한 단독 보도였다. 해당 보도가 없었더라도 결국은 공개될 사안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과감히 의혹을 터뜨리고 후속보도를 통해 이슈를 이끌어 나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중앙일보의 ‘남부지검 자살 검사, 부장검사 폭언 및 폭행 의혹’은 한 젊은 검사의 안타까운 자살의 뒷얘기를 놓치지 않고 추적, 검찰 조직에 남아 있는 없어져야 할 문화의 일단을 확인시킨 보도가 돋보였다. 다만 잘못된 명령·지시에 여전한 복종 문화가 존재하는 검찰의 조직문화 전반을 좀 더 심층 깊게 파고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비슷한 문화의 다른 조직의 실태까지 파악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지적도 나왔다.


TV조선의 ‘서영교 의원 친인척 채용·보좌관 후원금 상납’은 그동안 자의적으로 행해져 왔던 국회의원 보좌진 채용 등의 잘못을 잘 드러냈고, 제도적 개선을 이끈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나왔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단독 인터뷰-“대우조선 지원, 최경환·안종범·임종룡이 결정”’보도가 수상했다. 홍 전 회장이 자신에게 쏠리는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관치금융의 폐해를 잘 드러낸 인터뷰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 대부분이 공감했다. 홍 전 회장의 실명 인터뷰가 나오면서 파장은 상당히 컸고,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여러 문제점이 부각되는 계기도 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오마이뉴스의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심사 과정에선 기자가 위장취업을 통해 취재한 상황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윤리와 언론보도의 공익성과의 관계에 관한 토론이 벌어졌다. 미국에선 슈퍼마켓 직원으로 위장 취업해 쇠고기 유통기간 변조를 취재한 방송 기자에 대해 배상금을 물게 한 판례도 있지만 이 역시 사안마다 다르며, 결국은 공익이나 공공성 증대를 위해 ‘이익형량’의 원칙에 따라 공익이 더 큰지 아닌지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는 기자가 직접 체험하는 방식의 보도를 통해 파견근로자가 처한 현실과 이들이 받는 각종 부당한 대우, 파견 노동과 관련한 여러 불법적인 행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 출품된 목포MBC의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던 만큼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이번 사건을 첫 보도하고 계속 추적하며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킨 데 공헌이 컸다. 이번 사건의 완전한 실체가 드러나기까지 언론 전체의 협업 성과도 있었지만 선발 보도의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다른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는 오랜 시간 발품을 들여 끈질기게 추적하며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개선책까지 이끈 기자의 노력이 돋보인 지역밀착형 뉴스의 전형을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5·18 항쟁-전염병처럼 번진 왜곡의 실체’가 선정됐다. 상당한 노력을 들여 팩트체크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고, 의도적으로 물타기나 왜곡돼 퍼지는 사안의 확산을 막는 데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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