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살 돈 없어 신발 깔창·휴지로 버텨내는 소녀들의 눈물

제309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부문 / 박효진 국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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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국민일보 기자

한 생리대 제조업체가 생리대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온통 생리대 얘기로 소란했다. “여성들의 필수품인 생리대 가격을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판 여론이 불거진 가운데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하던 친구가 있었다’는 짧은 댓글 한 줄이 취재의 첫 출발이었다.


처음에는 ‘아프리카도 아니고 국민소득 3만 불을 앞둔 대한민국에서 깔창 생리대라니 뭐 이런 댓글이 다 있나?’하면서 넘기려던 차에 ‘생리 기간이면 일주일간 결석하고 수건을 깔고 누워 있었다’, ‘신문지와 화장지를 돌돌 말아 해결하곤 했다’는 직·간접적인 경험담들이 올라왔다. ‘깔창 생리대’ 기사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눈을 감아버리기엔 너무 안타깝고 충격적인 내용 앞에 자료를 찾고 취재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복지 수준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이기 전에 한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보도 이후 곳곳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각 지자체와 기업들의 생리대 후원이 이어지고 국회에서는 저소득 소녀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법안을 내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바람이 있다면 생리대 지원으로 저소득 여성 청소년들의 마음 상처가 치유되고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특별히 ‘깔창 생리대’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온라인 기사로 사회의 공감과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온라인 뉴스의 가치와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번 수상을 계기로 온라인 기자들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도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늘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국민일보 온라인팀 이명희 부장과 선후배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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