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방법

[그 기자의 '좋아요'] 박지환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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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조선비즈 기자

[책] 명심보감


옛 것의 소중함이 잊혀진 듯 싶다. 설령 안다고 해도 고루한 것으로 치부되기 다반사다. 그 자리를 인공지능(AI)이니, 클라우드니, VR이니, 핀테크니 하는 생소한 단어들이 대신하고 있다. 이런 용어를 모르면 대화에서 소외되기 십상이다. 이런 기술 덕분에 사람들이 편해지는 것도 사실이니 알아주는 것도 괜찮다. 하는 일에 따라서는 반드시 배워야만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옛 것에 대한 가치도 시나브로 인정받고 있다. 사서 쓰면 훨씬 효율적인데도 할아버지 아버지처럼 직접 원목가구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좀 더 규모를 키워, 교외에 직접 살 집을 짓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옛 방식이 조용히 부상하는 이유는 최첨단으로 무장한 효율성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 때문이다.


지식도 마찬가지다. 가치가 퇴색한 것처럼 보였던 인문학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인문학의 사전적 의미는 간단하다. 자연을 다루는 자연과학(自然科學)과 대립되는 영역을 다루는 학문이다.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인간의 삶을 다루는 모든 학문이 인문학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과거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 인류에게 인문학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인간의 삶이 가지는 기본적인 가치와 진리, 그리고 고통과 슬픔의 본질이 시대와 관계없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그렇게 세상을 어떻게 살아’라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명심보감은 여전히 훌륭한 책이다. 명심보감은 누구나 다 알만한 내용들이다. △선행을 해라 △분수에 맞게 살아라 △부모의 은덕과 자식됨의 도리를 지켜라 △항상 반성하고 감정을 통제해서 맑고 청렴하며 담백한 생활을 해라 △언제나 겸손하고 남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라 △어려서부터 꾸준히 부지런히 배워라 △자녀교육이 중요하니 엄격하면서도 정도(正道)를 걸어라 등이 골자다.


언뜻 살펴보면 고루하기 짝이 없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살펴보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최선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고 하지만 인간에 대한 가치와 바람직한 삶의 자세마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옛 지성인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이 삭막한 현대인에게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최상의 비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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