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와 피해자, 증거와 상처가 분명한 ‘역사’임에도 해석과 공방이 존재하는 모순된 상황.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고 그들이 기억하는 악몽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취재팀은 이 문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태평양전쟁에 휘말렸던 전 세계의 비극적 역사라는 점을 확인했다. 세계 평화와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도 새롭게 깨달았다.
취재팀은 막연히 알고 있던 그 상처의 모습을 생생히 기록하고 전파해 모두가 보고 느끼게끔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또 위안부 문제의 본질과 피해자들이 원하는 진정한 사과가 무엇인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시청자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제작 종반이던 지난해 12월28일, 갑작스러운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와 그로 인해 갈라진 여론을 바라보며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객관적인 기록의 부재를 더욱 깊이 느꼈다. 그래서 더욱 피해자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증거들을 화면으로 직접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지금 이 시각에도 지구촌 분쟁지역 곳곳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현재의 역사다. ‘불가역적’ 해결이 불가능한 ‘불가역적’ 상처를 계속해서 취재하고 보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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