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폭발물 의심물체…뻥 뚫린 인천공항

제305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YTN 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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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강진원 기자

취재는 1월 하순 한 건의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중국인 2명이 밀입국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인천공항은 수천 명의 보안요원과 CCTV가 지키는 국가 최고보안시설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테러 위협에 대한민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당국이 연일 강조하던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속속 드러난 사실들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면세구역과 출국심사장을 연결하는 문은 자동으로 열렸고, 출입문 잠금장치는 어처구니없이 뜯겼습니다. 14분 만에 벌어진 상식 밖의 일. 그 사이 이들을 막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보도 이후 관계기관은 긴급대책을 내놨습니다. 보안요원들의 근무 기강을 다잡고 잠금장치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불과 8일 만에 유사 사건이 또 터졌습니다. 이번엔 출국장이 아닌 입국장의 자동심사대가 뚫렸습니다. 같은 날 공항 1층 화장실에선 폭발 의심물체까지 발견됐습니다. 인천공항 보안의 총체적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뒤늦게 범정부 차원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국무총리가 직접 인천공항 보안실태를 점검했고, 관계부처 장관들이 소집됐습니다. 보안 시설 확충, 근무 감독 강화, 환승객 관리 체계 개선, 국제 테러분자 첩보 수집 등 종합대책이 마련됐습니다.


제도적인 개선은 많이 이뤄졌습니다. 장비도 확충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공염불에 그치진 않을지 우려가 앞섭니다. 최근 불거진 보안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로 노는 협조 체제와 안이한 근무 태도로는 ‘보안 구멍’을 메울 수 없습니다. 특히, 보안사항이라는 장막에 숨어 잘못을 숨긴다면 더 큰 불신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도 이후 마련된 대책들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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