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키스신

[그 기자의 '좋아요'] 김성곤 이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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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마천국

김성곤 이데일리 기자


영화가 좋아서 OST를 사게 됐는지 아니면 OST가 좋아서 영화를 보게 됐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접속’은 영화보다는 음악이 더 아름다웠다.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졸업’ 역시 영화보다는 사이먼앤가펑클의 음악에 더 끌렸던 것 같다.


반면 너무나도 익숙한 OST 멜로디에도 영화 자체가 더 좋았던 경우도 종종 있었다. 주윤발의 ‘영웅본색’,  장국영의 ‘아비정전’, 장만옥의 ‘첨밀밀’이 대표적이다.


예외는 단 하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천국’이다. 유럽영화라고는 솔직히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밖에 몰랐는데. 시네마천국은 영화도 음악도 모두 베스트다. 인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탄탄한 스토리에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빚어내는 애잔한 음악들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가만히 OST를 듣다보면 이게 정말 사람이 만들어낸 선율이 맞는지 의심까지 들 정도다.


▲영화 '시네마천국' 포스터.

그런 이유에서일까. 사석에서 베스트영화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시네마천국을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봤을까. 족히 100번이 넘는 듯하다. 영화 마지막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키스신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개구쟁이 토토는 중년의 영화감독이 되어 알듯말듯한 눈물을 흘린다.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해가 바뀐 지도 한 달이 넘었다. 우리네 삶은 여전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애써 위로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척박하다. 사회 각 분야에서 악다구니만이 넘쳐난다. 희망도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슬픈 건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너무 참담한가. 시네마천국에서 위로를 얻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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