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추위에 떠는 어린이합창단' 아동인권 이슈화 돋보여

제30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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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총 52편이 출품돼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출품작에는 오래 공들인 깊이 있는 기획이나 스쳐지나갈 법한 사안을 예리하게 포착해 이슈화한 작품들이 많았고, 영상과 사진 등 비주얼의 강점을 살린 작품이 다수 출품된 것도 눈에 띄었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CBS의 ‘추위에 떠는 YS 영결식 어린이합창단’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하의 추위에 눈발까지 날린 영결식장에서 얇은 단복만 입은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어린이들을 담은 영상은 순식간에 SNS를 타고 큰 반향을 일으켰고, 유족 및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좋은 보도이나 에피소드에 그쳐 수상감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현장의 수많은 기자들이 놓친 장면을 잡아내고 해외사례 등 후속 보도를 통해 ‘아동인권’이란 측면에서 이슈화한 기자의 문제의식에 다수의 심사위원이 점수를 줬다.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달에 이어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CBS의 ‘신세계 1천억원대 차명주식’은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한 깔끔한 단독 보도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취재하기 어렵기로 첫 손에 꼽히는 국세청을 상대로, 더구나 보도 초반 타사가 선뜻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추적 보도를 해 재벌의 민낯을 드러낸 것에 호평이 쏟아졌다.


매일경제의 ‘시한부 면세산업’은 5년짜리 단기갱신 면세점 면허의 문제점을 발 빠르게 짚어낸 점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면세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한부 면허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다각도로 꼼꼼하게 분석했고, 타사들의 추종 보도 및 사설이 이어졌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농민신문의 ‘쌀 생존전략 리포트-해외에서 길을 찾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아도는 쌀 문제는 타지에서도 여러 차례 다룬 사안이지만, 해외 각국 심층취재를 토대로 쌀 산업의 미래 대안까지 충실하게 제시한 점이 단연 돋보였다. 특히 인력과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문지에서 5명의 전담취재팀을 꾸려 6개월의 기획 및 자료조사, 2개월 넘는 해외취재를 거쳐 수준 높은 기획기사를 냈다는 점은 귀감이 될 만하다.


한겨레의 ‘스노든 폭로 2년, 인터넷 감시사회’는 그간 주로 외신을 인용해 전했던 미국 국가안보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의 무차별 도감청 피해 실태를 탐사 보도한 수작이었다. 정부기관은 국익을 침해당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다수 언론 역시 관심이 시들해진 상황에서 공개된 문건 전체를 디지털 협업을 통해 끈질기게 분석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에는 KBS의 ‘노동위 심층 보고서 누가 심판하는가?’가 선정됐다. 노동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선행 보도가 없지 않았지만, 최근 7년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판정한 해고·징계 사건 전체를 다각도로 분석해 공익위원 구성 및 판정의 문제점을 꼼꼼히 짚어냄으로써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KBS대전의 ‘테스트 타이어 대량 유통’이 뽑혔다. 관련 업계의 제보가 시발점이긴 하지만, 주행시험에 사용된 후 폐기해야 할 타이어 일부가 새 것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실태를 충실하게 취재한 점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지역보도 부문 출품 및 수상작이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큰 방송사에 몰리고 있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여타 지역 언론사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전문보도 부문은 출품작 세 편 모두 경찰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 모습을 담은 사진·영상이었다. 물대포 발사 전후 과정의 근접 연속 촬영(프레시안), 백씨가 쓰러진 뒤에도 경찰이 계속 물대포를 쏜 장면을 당일 발 빠르게 보도한 점(CBS), 전후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 경찰의 해명 및 일베의 주장이 거짓임을 뒷받침한 점(오마이뉴스) 등 각각의 특장점도 뚜렷해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 치열한 논의 끝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낸’ 프레시안 사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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