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통 다변화, 강건너 불구경 아니다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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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매체 기자들은 각 사에서 ‘부수확장 캠페인’이 시작되면 골머리를 앓는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뉴스 소비가 대세로 굳어진 마당에 주변 사람들에게 ‘종이신문 구독’을 부탁할 염치가 없어서다. 자발적인 종이신문 신규 구독자를 찾기란 ‘엄동설한 산딸기 찾기’ 격이다. 수익모델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언론사의 구태의연한 대응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종이신문 독자의 급감은 수치로 거듭 확인된다. 가장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이신문을 본다는 응답자는 2009년 74.3%에서 2015년 43.1%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영향이다. 인터넷으로 본다고 응답한 비율이 같은 기간 73.1%에서 86%로 빠르게 늘어난 것도 같은 이유다.


이같은 뉴스 소비혁신의 ‘충격’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언론사 사이트가 아닌 ‘네이버’에서 기사를 읽고 ‘네이버 뉴스’로 기억하는 기사 꾸러미 해체현상은 모바일 등장으로 더 심화되고 있다. 중장년층 이상은 주로 카카오스토리, 젊은층은 페이스북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뢰할 만한 사람들이 추천해준’ 뉴스를 읽는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시간을 절약하는 방식이지만, 브랜드를 중시하는 언론사들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여기다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다. 페이스북이 기사를 눈깜짝할 사이에 불러오는 ‘인스턴트 아티클스’ 서비스의 내년 국내 론칭을 밝힌 것이다. 기사가 로딩되기까지 7~8초의 기다림을 지루해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페이스북은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플랫폼들은 사용자 편의성을 챙기면서 갈수록 힘을 키우고 있다. 이러다간 언론사들은 사면초가에 놓일 것이다. 포털회사들은 비슷비슷 차별성 없는 뉴스콘텐츠에 지급해야만 하는 막대한 전재비용에 대해 볼멘소리를 해온 지 오래다.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스’ 서비스는 전재료도 없이 광고수익만 배분하니 언론사로서는 수익성이 불투명하다. 게다가 여기 참여했다가는 향후 포털과 전제계약 조건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수익을 만회하려 배너광고를 더 늘렸다가는 독자가 다시는 찾지 않는 최악의 사용감을 주는 사이트가 될 것이 뻔하다.


지금의 문제는 그나마 눈에 보이기라도 하니 다행일지도 모른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숨막히게 급변하는 터라 앞으로 어떻게 뉴스 유통망이 달라질 지 알 수 없다. 예로 불과 10년 전 그 누가 MS메신저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카카오톡이 한국 최대 메신저 서비스로 뜰 것이라 예상했겠는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의 한국 상륙에 국내 방송사들이 긴장하게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답은 하나다. 언론사의 수익구조, 콘텐츠 제작방식을 혁신하는 것이다. 버즈피드의 설립자 조나 페레티는 그래서 ‘현재’의 최대 소셜플랫폼인 페이스북에 ‘몰빵’하는 전략이 아니라 향후 뉴스의 통로가 될 만한 지점들을 두루 살펴 대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늘의 서비스만 유지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국내 언론사들은 지면수익, 온라인 배너광고, 협찬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은 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대규모 산불같은 위기이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새로운 것을 손에 쥐기 위해 앞으로 내달릴 수 있다. 미적거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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