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민낯' 드러낸 박근혜 정부…"정통성 불안감 탓"

[12월23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브리핑]경찰 민주노총 강제진입에 정국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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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박근혜 정부, 정통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화나 소통 대신 ‘종북몰이’나 ‘공안탄압’에 올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제(22일) 있었던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강제 진입은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 말.

“2014년도 전체 노사관계를 급랭시킬 사건”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이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노총에 대한 경찰의 강제 진입을 두고 “노동과 정권의 끔찍한 대결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한 말.

“국정원 대선 개입,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몰랐겠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데 대해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PBC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지시 또는 묵인했을 거란 의심이 든다”며 한 말.

“올해의 사자성어 도행역시(倒行逆施)…지난 한 해,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화와 소통을 위해서 만들었던 여러 가지 정책들을 거꾸로 돌리는, 그래서 민주주의 체제가 작동하지 않고 불통이 발생한 것이 현실”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 김선욱 숭실대 교수가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선정 배경을 설명하며 한 말. 교수신문은 2014년을 내다보는 사자성어로는 ‘묵은 것, 옛것을 모두 없애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정했다.


휴일인 22일,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 9명을 체포한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 강제 진입했다. 민주노총 본부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리한 공권력 집행을 통해서라도 철도 노조 파업을 끝내겠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지만, 민주노총이 박근혜 정부 퇴진을 위한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면서 노-정 관계는 물론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그냥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들의 사진 한 장을 들고 와서 민주노총 건물을 5500명의 경찰력이 포위하고 쇠망치와 최루액을 동원해서 난입하는 등 민주노총 건물이 거의 전쟁터에 가까운 테러의 현장으로 변해버렸다”고 어제 상황을 떠올렸다.

경찰은 강제 진입을 위해 유리문을 깨부수고, 이 과정에서 저항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등 138명을 강제 연행했으나,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에는 실패했다. 신승철 위원장은 “5500명의 병력이 투입되는 순간부터 민주노총 법률원장이 압수수색영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 건물에는 철도노조 지도부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일방적으로 진압 작전을 실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최장기 철도파업 14일째를 이어가는 22일 오후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이 체포조를 투입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건물 15층에서 노조 관계자가 철도 파업 지지와 공권력이 동원된 강경 체포를 비난하는 유인물을 뿌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철도노조 파업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지도부 체포를 위한 공권력 행사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정부 입장에서 이번 불법 파업의 조속한 해결과 정당한 법 집행을 위해서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YTN ‘전원택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가권력의 정당한 사법절차의 집행을 무력 방해하는 자체가 위법행위”라며 “철도노조는 민영화 덧씌우기로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을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과 노조 등은 박근혜 정부가 '불통의 민낯'을 드러냈다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가 대화와 타협보다는 불통과 공권력에 의지해 힘으로 정국을 이끌어가는 아주 극명한 사례“라며 ”이렇게 공안몰이에 사로잡혀 정국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정말 우려를 금치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비롯해서 탄생의 정통성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다 보니 사회적인 갈등과 대립이 있는 사안을 설득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종북몰이나 공안탄압에만 의지해서 강경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이번 강경 조치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하루 빨리 파업을 중단시키려는 정부의 고육책이었을 것”이라면서도 “노조와의 소통이나 대화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권력 투입이 이뤄진데 대해선 매우 유감스럽다“는데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조치가 내달이면 집권 2년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의 정국 운영의 기조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들어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 기조가 강화됐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뭔가 좀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의도된 강제진압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기조라면 앞으로 사회갈등의 문제들을 어떻게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파업을 촉발한 철도 민영화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철도 노조와 국민 여론은 이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태일 교수는 “문제는 신뢰”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있도록 정책 의지의 천명에서 좀 더 나아가 민영화 방지법을 만들어 제도적 장치를 갖추자는 주장을 정부 여당이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이것을 국회가 받아서 조정 절충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철도 민영화 논란을 ‘괴담’으로 치부하며 SNS 괴담을 막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김 교수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동의를 구하는 소통이 없어서 오해가 생기는 것이지, 홍보 전략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 여당이 SNS 홍보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대국민 심리전을 다시 할 게 아니고, 국민들과 일상적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더 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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