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우리 사회에 던진 파장은?

[12월16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브리핑] 최연혜 "코레일하면 강성노조 떠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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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기초노령연금 축소, 올해의 금융 뉴스”
-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이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어르신들 소득 안정을 위해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하고,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들에게 20만 원 이상을 연금으로 지급한다고 약속했는데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기초연금 수령자를 70%로 축소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지급하겠다는 안이 확정되자 공약이 ‘空約’됐다”며 한 말.


“많은 국민들께서 코레일하면 강성노조를 떠올리지 않습니까?”
- 철도공사 노조 파업 8일째를 맞이하면서 직위해제 된 직원이 7800명을 넘어가고 있는데 대해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직위해제는 된다고 해서 곧바로 해고가 되는 게 아니라 인사대기명령”이라며 “앞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파업 가담 정도에 따라서 경징계와 중징계로 처리될 것”이라며 한 말.


“새마을이나 창조가 들어가는 박근혜표 예산이 논란거리”
- 김태일 영남대 교수가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예산은 대통령의 통치자금이 아니라 민생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서 사용돼야 한다’는 최재천 민주당 의원의 말을 인용하며 “여당과 대통령이 하고 싶어 하는 사업은 일단 존중해야 하지만 새마을과 관련된 사업들이 과연 과거를 다시 불러내는 정치적 의미 외에 다른 어떤 효과가 있겠냐”며 한 말.


“장성택 제거 후 김정은 체제, 오히려 약화됐다고 봐야”
- 강명도 경민대 교수가 YTN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했기 때문에 누가 김정은에게 충성하고 누가 김정은을 받들고 일하겠는가”라며 “당분간은 김정은 체제가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또 1인 독재체제가 강화될 수 있지만 공포정치가 끝나게 되면 다시 또 다른 제2, 제3의 장성택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한 말.



‘안녕들하십니까?’로 시작된 대자보 한 장이 지금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대자보는 철도파업, 쌍용차 해고노동자, 비정규직 문제 같은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자보 옆으로 30장 넘는 응답 대자보가 연달아 붙었고, 서강대, 부산대, 중앙대 곳곳의 대학들로 확산되고 있다. 과연 이 대자보가 1980년대 같은 대학생들의 사회참여 붐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대자보를 쓴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씨는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철도파업을 하루 만에 대화도 없이 직위해제한 걸 보고 42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져도 시원찮을 상황에서 직위해제가 손쉽게 이루어졌다”며 “철도파업 자체가 민영화 반대라는 사회공공성 문제를 이슈로 나온 건데 대화의지 없이 막무가내로 가는 것 아닌가 답답한 마음이 있어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에 '대학가 벽보 행렬'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SNS 공간보다 대자보라는 형식을 택한 데 대해 주씨는 “SNS 인터넷 공간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이름을 걸고 적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다소의 익명성이 존재하는 공간이고 말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자유롭겠으나 명확하게 이해해주십사하는 마음에서 대자보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폭발적인 호응에 대해 주씨는 “이런 반응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이러이러한 상황들이 있는데 정말 어떠냐, 안녕들 하신가라는 물음을 던진 건 뿐이었다”면서도 “이것 자체가 사람들이 여태까지 이런 이슈들에 대해서 자기가 대하던 방식들 또는 생각들을 전부 고민해보는 과정들을 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씨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무관심하다는 말이냐는 반발도 나온다. 주씨는 이에 대해서도 “맞는 생각”이라며 “안녕들 하시냐는 물음은 제가 일방적으로 여쭌 게 아니라 이러이러한 상황들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시냐는 물음이다. 그 물음에 대한 자기 각자의 판단들이 있고 거기에 따른 생각들이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다면 오히려 문제의 해결방향이 더 열린다”고 지적했다.


김진각 한국일보 기자 역시 같은 방송에서 “많은 청년들이 그동안 사회문제에 침묵을 해온 것은 아니지만, 주로 취업이나 등록금 생활이슈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나 아니면 친구, 직장 동료에게 일종의 반성적인 물음을 던진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개인주의에 익숙하고 경쟁시스템에 시달려야 되는 청년들이 훨씬 많다. 이런 청년들에 반성을 촉구하는 기회를 주현우씨 대자보가 제공을 했기 때문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현우씨 대자보 내용에 거부반응 보이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보수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고려대 철도파업 대자보를 찢어버렸다는 글과 인증샷이 올라오는 등 논란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


이런 현상이 젊은 세대들에게 개인주의적인 관심사 외에 정치사회적인 현실인식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관심거리다. 김 기자는 “계기가 될 건 분명해 보인다”며 “예전처럼 조직화된 학생운동의 일환으로 나온 거라면 당연히 확산되거나 지속되겠지만 이제 단발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20대의 정치적 움직임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김 기자는 “사실 이 대자보 하나를 놓고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경계해야 될 것 같다”면서도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좋은 행동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역시 ‘한수진의 SBS전망대’(진행 김소원 앵커)에 출연해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 현상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안녕이라는 단어를 자기와 자기 주변의 안위, 행복으로 정의한다면 우리나라 상위계층이나 중산층은 대체로 안녕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회 전체가 건강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진정한 의미에서 이른바 안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림픽을 치렀던 1988년에는 국민의 70%가 자기가 중산층이라 생각할 정도로 굉장히 낙관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46%가 자신을 최하층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이 교수는 “솔직히 안녕이라는 평범한 단어가 이렇게 폭발력이 있을 줄 상상못 했다”며 “2010~2011년을 달군 반값등록금과 같은 이슈가 2012년 선거의 해, 그리고 집권 1년차 모두 2년을 기다렸다가 다시 분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거기에 대해서는 정치권, 특히 집권세력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 사항 가운데 반값 등록금이 들어있었지만 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그 공약뿐 아니라 선거 마지막에 나온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봐야한다.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등록금 문제 뿐 아니라 이른바 2030 대책에 대해서는 선거 이후에 완전히 손을 놓았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학생들 사정이 너무 어려운 것을 교수들도 알고 있지만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교수들이 많다”며 “특히 젊은 세대가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사회가 되면서 일종의 무력감 같은 것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종북세력 비판에 적극적이었던 여당 의원도 이 대자보의 의미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을 촉발했다는 의미에서 대자보 후배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좀 더 많은 대학생들이 이 대자보를 읽어보고 자기네끼리 토론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운동권 출신인 하 의원은 “팩트를 반박하는 대자보가 없는 게 안타깝다”며 일베 회원들이 대자보를 밤에 몰래 찢은 데 대해서는 “찌질이다. 싸움을 해 보기도 전에 싸움할 자격을 잃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에 대해서는 요즘 누가 인정을 하냐”고 비판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방송에서 “내용은 거칠 수 있더라도 기성세대들이 반성하게끔 하는, 가장 청렴한 목소리를 내는 세대다. 그런 목소리들이 계속 터져 나와야 이 사회가 더 이상 고여서 썩지 않고 기성세대들에게 반성과 각성을 준다”며 “이런 목소리들이 나와줘 감사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마주하는 것 같아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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