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실상 창당 선언…새누리는 무시, 민주는 경계, 정의당은 기대

[11월29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브리핑]천호선 "안철수와 정의당과 비슷한 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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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곰탕집과 설렁탕집이 나란히 있는데 어느 것 먹을까 서로 경쟁할 차별화된 내용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세력 추진 선언을 평가하면서 한 말.

“그거야 미래는 모르겠습니다마는.”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묻자 “지금 준비하고 있지 않다”면서 덧붙인 말.

“국회가 아니라 청와대 쳐다보는 청회(靑會)가 됐습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누리당이 주도한 황찬현 감사원장 인준안 처리를 비판하며 한 말.

“훌륭한지는 몰라도 안 썼을 거예요. 그게 얼마나 귀찮은데.”
-정년퇴임을 앞둔 유홍준 교수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신반대운동 등 젊은 시절의 아픔이 없었다면 ‘우리 문화유산답사기’같은 훌륭한 책을 쓰지 못했을 수 있지않느냐는 질문에 답한 말.

“결혼정보 업체는 사회상을 무엇보다 빨리 반영하는 분야인데 우리 사회에 여성에 대한 혐오가 널리 퍼져있음을 반증하는 사례.”
-결혼정보업체들이 자취, 외국인 교류 동아리 경험 등 특정 조건을 가진 여성들을 차등 대우하고 있다고 보도한 국민일보 정부경 기자가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한 말.

“집권당의 대변인이 이런 식으로 공식 성명을 낸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의 저급함을 보여준다. 바로 이런 부분이 안 의원이 창당도 안 했는데도 지지율이 높은 이유.”
-최창렬 용인대 교수가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안철수 의원의 사실상 창당선언을 혹평한 새누리당 공식 논평에 대해 한 말.

“신당으로 같이 연결하기까지엔 한참 거리 있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진갑위원장이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손학규 민주당 고문과 안철수 신당의 연대 가능성을 묻자 한 말.

“야당을 분열시키는 정치는 더욱 새 정치가 아니에요.”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안철수 의원이 내건 ‘새정치’에 대해 평한 말.

29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관심거리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사실상' 신당 창당 선언이었다. 기대했던 구체적인 그림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기존 정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평가절하, 민주당은 경계, 정의당은 기대로 분위기가 나뉘었다.

안 의원의 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구체적인 창당 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았다. 송 의원은 “일방적으로 스케줄을 정해놓고 그냥 따라오라는 정치행태가 이때까지 정당들이 보여온 모습들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정당을 출발했기 때문에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현재 정국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를 만들었다”며 “의견들을 수렴하고 많은 분들의 참여를 함께 만들어나가면서 정당을 만들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저희들의 계획만을 선언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지금) 창당을 선언한다면 이때까지 내부적으로 얘기했던 사람들끼리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외의 영역의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하기가 어려워진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을 때 창당 선언에 준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정치세력'은 아직 뚜렷한 철학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송 의원은 “지금 한반도 주변에 아주 심각한 위기상황에서 한국 정부나 한국 정치권은 국내 내부의 문제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갈등만 계속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접근방법과 해법을 제시하는 정치,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정치이고 생활의 정치”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낡은 틀'로는 안된다’고 천명했는데 그 범위는 야권을 넘어선다고 했다. 송 의원은 “60년 동안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정당들이지만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 같은 경우 지금 1년이 넘도록 하나도 지금 해결을 못하고 있다”며 “문제해결의 능력이 없는 현실 정치권 전체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추구하는 정치개혁은 야권만의 재편이 아니라 정치권 전반에 대한 것”이라며 “야권보다 여권이 과도하게 대표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고 바꾸는 것이 오히려 더 주된 방향이며 그 가운데에서 야권 전체의 확대와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대통령선거 개입에 대한 특별검사제 추진을 위한 공청회'에서 퇴장하기에 앞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앞으로 영입할 인사에 대해서는 “각각 개인의 조건이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한 분씩 한 분씩 모습을 좀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계안 전 민주당 의원 등 현재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들은) 좀 앞서가는 부분도 있다. 많은 분들과 의논하고 조언을 좀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합류를 한다, 안한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관심사는 내년 지방 선거보다 창당 작업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지금 내년 선거보다는 당장 새로운 정당을 만들 준비를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내년 선거에 어떤 지역에 얼마만큼 후보를 낼 것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무시하는 새누리, 떨떠름한 민주, 환영하는 정의당


이같은 안철수 의원의 지향에 가장 우호적으로 나온 것은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우려보다는 기대를 더 앞세웠다. 정의당의 방향과 비슷한 점이 있다며 '선의의 경쟁, 협력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정의당은 본격적인 새정치 경쟁시대가 열렸다는 면에서 환영한다.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안 의원이 내세운 정의로운 복지국가, 평화체제 실현은 정의당과 원칙과 매우 유사하다. 앞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정의당은 과거의 진보정치와 단절하고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고 있는 과정이고 안철수 의원도 역시 그렇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의원의 정당과 정의당은 서로 혁신하고 혁신을 협력하는 그런 관계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실행위원 면면을 보면 적지 않은 분들이 과거의 구태정치와 인연이 깊다. 이들의 압력을 뛰어넘어서 안철수 의원이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철수 세력과 선거 연대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천 대표는 “(안철수 의원과 정의당) 두 세력 모두 기존 중도세력, 기존 진보세력을 혁신하고자 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경쟁 또는 협력하는 대목도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선거에서 연대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사이에서도 쉽게 이뤄지기 어렵다고 보고 우리도 연대를 생각하고 있지않다”고 말했다.


정의당과 달리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을 평가절하하거나 경계하는 빛이 더 역력했다. 새누리당은 상당히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안철수 신당의 가장 직접적 경쟁상대로 예상되는 민주당은 '새누리당 어부지리론'의 불을 지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신당 창당 선언도 아니고 예고편 정도”라며 “새로운 인물과 그에 맞는 새로운 내용, 거대 여당과 맞서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통합적인 결론이 제시돼야 하는데 민주당과 차별화된 내용이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관련 인사들의 안철수 당 이적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당연히 부정적 반응이었다. 최 의원은 “민주당 혁신, 비전 제시를 경쟁력 있게 하는 것보다는 안철수 신당의 향배에 따라 정당정치를 조각하거나 개인의 정치적 경로를 계산하는 것은 썩 좋은 정치는 아니다. 이런 것이 바로 구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도 거론했다. 그는 “(안철수 신당의 등장에) 준비할 수 있는 긴 시간이 있었는데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다”며 “지도부의 입장이 없고 이것을 당내에서 어떻게 하자는 입장을 낸 것도, 그런 절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YTN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며 “새정치를 이야기한 안철수 의원이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 국민들의 기대를 모으지만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경고등을 켜야 될 시점에 전기불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가 야권 분열의 정치가 아니라 야권의 힘을 키우고 정국 전반의 윤활류 역할을 할 수 있는 새정치가 되기를 기대 속에서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안철수 신당을 무시할 수 없는 민주당에 비해 새누리당은 안철수 의원의 정치력에 근본적인 회의감을 드러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좀 구체적인 게 나올 걸로 생각했는데 내년 지방선거에 책임 있게 나서겠다는 정도고 신당 창당에 관해선 구체적인 행동은 보여주질 못했다”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출마선언하면서 끝까지 완주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 후보 손을 들어줬다. 이번에도 과연 초지일관 나갈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안철수 신당의 미래에 의문을 표시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안철수 의원이 정치 시작한지 상당히 오래됐는데 새 정치의 개념을 전혀 나타내주지 못하고 있다”며 “본인의 정치적인 의지와 비전을 구체화해줄 많은 분들이 있어야 할 텐데 명망가들이 같이 일을 하다 전부 손을 떼고 돌아서버리는 상황이라면 새 정치 열망을 담아낼만한 그릇이 되는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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