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첨예한 대립… "막말보다 거짓말이 더 심각"

[7월 16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국정원 국정조사특위 2주째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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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정권의 정통성은 야당이 인정하고 허락해 주는 것이 아니다”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정권 정통성 부인하는 언동 말고 민주당은 대선 불복인지 분명히 입장을 밝히라”고 한 데 대해.


“물귀신 작전에도 원칙과 예의가 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YTN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새누리당이 김현, 진선미 의원에 대한 특위제척을 반복되는 레코드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개성공단 정상화 실무회담에 정작 개성공단 업체는 안중에 없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나와 남북이 3차 실무회담까지 성과 없이 각자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음을 비판하며.


“한국 아시아 선진국 중 부패지수 꼴찌”
-이정주 서울시립대 반부패시스템연구소 수석 연구원이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외국인이 평가한 부패지수 순위(PERC 제공)에서 한국의 고위공직자 부패가 심각하다며.


정치권에 현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여야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의혹으로 촉발된 논쟁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정치인의 막말파문, 박근혜정권 정통성문제로까지 비화되며 여야 대립을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일 개시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는 김현, 진선미 특위위원 제척문제를 놓고 2주째 여야 간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두 의원이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의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특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5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두 의원의 사퇴로 가닥을 잡는 듯 했으나 특위 반발로 결론을 유보한 상태다.


국정원 국민개혁홍보단장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SBS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구성과 관련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일각에서 새누리당의 무리한 주장을 정치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민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사퇴는 두 의원의 정치생명과 관련된 문제이고 특위 위원들은 각 당에서 알아서 추천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갈등할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당이 김현, 진선미 의원의 사퇴전략을 구사하더라도 당사자들과 충분히 상의해서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며 “일각에선 비주류 중심의 당 지도부와 친노 의원 중심의 특위위원 간 갈등으로 보는데 그것은 본질과 맞지 않는 언론의 억지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정원 국정조사 지체는 여야의 힘겨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선 여야가 함께 행정부를 견제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지금 여당은 정부를 옹호하고 야당은 정부를 반대한다는 이분법적.정파적 입장에서 국정조사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정조사가 45일간 예정돼 있는데 지금 시간이 굉장히 많이 흘렀다”며 “국정조사가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제척문제로 흐지부지 끝나게 됐을 때 그 책임은 누가 질 수 있느냐 이런 면을 더 깊이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삼일교에서 '국정원 사건' 알리기 수도권 집중홍보의 날을 연 가운데 시민들이 국정원 개혁 촉구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14일 공개한 서해 지도 또한 논란이다. 윤 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서해 NLL 지도라며 ‘이 지도의 공동어로구역에는 남북이 같은 면적으로 설정돼 있다. NLL을 포기했다는 국정원 주장이 허위 날조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국방부 측은 윤 의원이 공개한 지도가 2급 기밀이라며 또 다른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국정원은 국가기밀을 함부로 해제해 전직 대통령을 공격했다”며 “우리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NLL을 논란거리로 만드는 것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정부기관과 여야 의원들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 이해찬 상임고문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 등 막말파문으로 정치권은 한바탕 소란을 겪었다. 홍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리켜 귀태, 즉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라고 했고, 이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박 전 대통령이 누구 손에 죽었냐”며 “국정원과의 인연을 끊으라”고 말했다.


이에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막말은 정치 품격을 떨어뜨리므로 해선 안 되지만 막말보다 심각한 것이 거짓말”이라며 “불법 유출된 NLL 관련 자료를 왜곡해 발언하는 것은 금도를 넘어 정치의 신뢰를 어그러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막말파문과 관련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현 정부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관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현 정권 정통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지 말고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말했다.
이에 노 대표는 “관여하지 않았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당당하게 국정원 개혁을 지휘하라”며 “지금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모습은 마치 자신들이 한 잘못을 가리기에 급급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의원은 역사적 평가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 의원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막말 논란으로 치부될 것이 아니라 충분히 제기 가능한 문제”라며 “다만 국정조사를 하려는 시기에 여당과 청와대를 자극할만한 발언을 왜 했느냐 이런 지적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박정희 정권의 태생에 대한 이야기가 왜 대선 불복인지 이정현 수석 발언은 뜬금이 없다”며 “이 수석이야말로 과거 새누리당 시절 막말 논평의 대표적인 인물인데 이제와 점잖게 정치해온 것처럼 나오는 것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국 정치에는 승복의 문화가 없다”며 “여든 야든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해야지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이나 분노만 가지고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양쪽을 싸잡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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