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 국정조사 합의는 했지만…

[6월26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브리핑]남재준 원장 "국정원 명예위해 공개" 발언에 "국익에 손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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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새누리당과 정치하려면 참을 인(忍) 인자가 10개는 있어야."
-PBC '열린세상 서종빈입니다'에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이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국정조사 합의 이행에 대해 말하며.


"민주당 박영선 의원, 반성하고 그만 얘기해야."
-PBC '열린세상 서종빈입니다'에서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이 박영선 의원이 NLL문제가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짠 시나리오라고 말한데 해명하다가 정쟁의 소용돌이가 됐다며.


"남재준 국정원장 탄핵 추진 검토중."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남 원장의 위법을 먼저 고발한 후 탄핵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서상기, 정문헌 사퇴 이유 없다"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을 주장하는 두 의원은 직무를 충실히 했다며.


"청와대 해킹, 북한 소행."
-YTN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서 고려대 임종인 정보보호대학원장이 25일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기관, 언론사 해킹 주체를 말하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까지 공개됐다. 하지만 여전히 NLL에 대한 여야 해석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5일 여야 원내대표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 여부는 26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오는 7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정조사 시기나 증인, 의제 등과 관련해 여야 이견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NLL발언 문제도 첨예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여야의 국정조사 합의를 두고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PBC '열린세상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최악의 경우는 피했지만 이미 3월달에 합의됐던 사항"이라며 "지금까지 질질 끌다가 이제서야 무슨 선심 쓰듯 여당이 합의를 해주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국정조사처럼 여당이 느닷없이 과거 정부 시절 사안까지 다 조사하자는 등 국정조사 기능을 저하시키고 의제의 범위, 대상, 기간 등에서 딴지걸기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서 "야당이 자꾸 마치 우리가 국정조사를 회피하려고 했던것처럼 호도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지 않지만 합의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홍 사무총장은 "사실 국정조사를 하면 야당이 매관매직으로 인해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저희가 수세적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정원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데 혹시 야당이나 잘못된 언론에서 파헤치다가 침소봉대해 향후 국정원의 역할에 지장을 줄까하는 걱정은 있다"고 밝혔다.


합의 배경을 보는 시각도 달랐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수용에 대해 "남재준 국정원장이 국정조사를 거부하기 위해 (회담록을)전격 공개한 행위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대선에서의 비겁한 승리를 위해, 국정조사를 모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정조사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찰 수사가 조금 남아있어도 끝나는 시점은 큰 문제가 안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가장 큰 이유는 6월 국회 법안과 비준안 90건이 통과를 앞둔 상황에서 시간을 끈다는 인상을 준다면 국회가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 최경환(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를 위한 합의를 한 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대선개입에 대한 국정조사 범위 등에도 이견을 보여 향후 관련사항 및 증인채택에도 난항을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박용진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이 법으로 금지해 놓은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관련된 정황에 대해 누가 지시했고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PBC '열린세상 서종빈입니다'에서  "야당은 선거개입 유무만 몰아갈 것이고 저희는 이 사건을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선거개입뿐만 아니라 국정원의 국정조사는 크게 네 가지"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여직원을 미행해 집을 알아내는 과정에서의 불법, 인권유린, 감금상태 등이 드러나면서 선거에 개입된 것 아니냐는 것이 나와 조사를 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연루문제와 인권유린 문제, 경찰의 축소은폐, 선거개입 유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정조사는 국가의 중요한 사안을 다루는 것"이라며 "매관매직, 국정원 직원에 대한 인권탄압, 유린 문제를 자꾸 얘기하는데 이 자체를 인정하지 않지만 설사 있더라도 검찰이 형사상으로 다루면 될 문제"라고 반박했다.


국정조사에서 NLL대화록 포함 여부에 대해서 박용진 대변인은 "국정원이 제공한 내용을 보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왜 사실을 왜곡하고 발설했는가, 왜 그 타이밍이었는가 등이 국정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본인들이 주장했던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관련 국정조사는 난데없는 이야기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익표 사무총장은 "한다면 손해볼 이유는 없지만 NLL 문제는 야당이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도 "NLL문제는 국정조사가 아니라 조작됐다고 문제를 제기한다면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MBC와 YTN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보도가 통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정원이 대선에서 댓글만 달았던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회를 통제하려 하고 있다"면서 "서상기 정보위원장이 이른바 사이버 테러방지법 등을 제정하겠다며 국정원 권한을 강화하는 법을 개정하려 하는데 국정원의 불법행위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손'의 방송 장악이지 않겠느냐는 의견에는 "예단할 순 없지만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계속 보도 통제를 해왔고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낙하산 사장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진행됐다"며 "박근혜 정부도 이명박 정부를 이은 새누리당 정부라는 점에서 그 본질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남재준 원장 "국정원 명예위해 공개" vs "국익은 내팽개쳐" 비판


남재준 국정원장은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야당이 국정원을 계속 공격해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회담록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국정원의 명예보호를 위해 국가기밀을 유출해 국익에 피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정원의 명예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국익을 완전히 팽개쳐도 되겠는가. 어떤 명예보다도 앞서야하는게 국익이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당장 27일 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 한국이 대통령간의 정상회담록 하나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는 정치 3류 수준의 국가라는 인식을 준다면 시진핑 주석이 북에 대한 본인의 이해, 부정적인 시각 등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명예보호와 국가기밀 유출은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의심되는 발언 일부는 나왔고, 지난해 12월 대선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 수사에서도 무혐의 판정이 되면서 공공기록물이라고 밝혔다"며 "계속 문제가 드러나면서 기밀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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