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세월 흐를수록 깊어지는 그리움"

[5월23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5.18 폄훼에 역사교육 파행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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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말말


“검찰에서 엄정하게 더 윗선(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수사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

“이 자료도 사실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갖고 있는 한국인 명단 일부를 발표한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들이 확보한 자료 외에도 훨씬 많은 자료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한 말.

“안철수 신당 만들어도 별 영향력 없을 것.”
-참여정부 교육부총리 출신인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현재 정치권의 무능력에 대한 반사이익만 얻으려 해서는 안철수 신당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한 말.

“아이돌이 인기가 굉장히 높을 수도 있지만 또 물거품처럼 인기가 없어질 수도 있죠.”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박근혜는 조용필, 안철수는 아이돌’이라는 이전 발언의 취지를 설명하며 한 말.

23일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4주기 날이다. 이날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참여정부의 주요 인물들이 출연해 ‘노무현 정신’과 최근의 친노-비노 논쟁 등 정치권의 현실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화사업본부장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세월이 지나가면 지날수록 고인에 대한 기억이 슬픔이나 눈물은 줄어드는 것 같지만 그에 반해 그리움은 깊어지는 것 같다”고 4주기를 맞은 소회를 밝혔다.


김 본부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성실하게 살면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 그것이 사람사는 세상이고 노무현 정신의 첫 번째 핵심적인 가치”라며 “최근 이런 것과 거꾸로 사회가 가고 있다는 느낌인데 이런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한 번씩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친노 책임론’으로 내부 갈등을 치르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됐지만 여진은 남아있는 실정이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이러한 논쟁 구도 자체가 극복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의견이었다.

김경수 본부장은 “가치로서의 친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지만 정치세력으로서의 친노는 이젠 무의미한 것”이라며 “친노 프레임이란 결국 그것을 통해 이득을 얻는 세력이 있다는 얘긴데 이는 대립과 갈등의 정치문화다. 이제 극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상대에 대한 비난을 계속해서 분노를 팔고 상대의 흠을 잡아서 물고 늘어지는 정치를 계속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노무현 대통령이 바로 그런 정치에 희생이 됐다”며 “정말 노 대통령을 추모하고 죽음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새기려고 한다면, 비난과 분노의 정치가 극복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그 자리에 맴돌고 있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최근 어떤 정치 지도자도, 정당도 우리 국가가 앞으로 변화를 헤쳐 나갈지 비전을 내놓은 적이 없다”며 “대부분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에 급급해서 반작용하는 정도의 정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친노 뿐만 아니라 양쪽 정당이 단일화라든가, 보수연합이라든가 구도 이야기만 있지, 정책, 사회 변화 대응 등의 이야기는 뒤로 가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친노다, 아니다를 떠나서 굉장히 아쉽다”고 했다.

김 교수는 생전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소개했다. “나는 상생을 위해서라도 분노했었어야 됐고, 때로는 목소리를 높였어야 됐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여러분은 상생의 정치를 하시라. 그리고 상생의 마음을 가지고 그것을 위해 살라.” 김 교수는 “우리 시대가 많이 변했다. 정말 과거에는 우리가 서로 다 같이 잘 살기 위해서라도 고함을 지르고 분노를 하고 했었어야 했다”며 “이제는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정말 미래를 위한 그림을 그리는데 거기에 우리가 다 같이 몰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4주기 추도식이 거행됐다. 권양숙 여사와 민주당 문재인 이해찬 의원 등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뉴시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친노 그룹 자체의 반성도 강조했다. YTN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조 최고위원은 “참여정부의 공은 계승을 해야 되지만 과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깊은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하는데 무조건 잘했다, 무조건 잘못한 거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면 국민적 동의를 얻어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을 상품화 하거나 또는 개인적,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세력과, 정말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통합을 실천하려고 하는 진정한 의미의 친노가 있으며 두 세력을 구분해야 한다”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노라는 것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통합을 지향해 수권정당으로 가는 자기희생적인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장에서 벌어진 김한길 민주당 대표 봉변 사건에는 모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경수 본부장은 “대통령을 올바로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다, 노무현의 가치는 연대인데 좀 부적절한 이런 일은 앞으로 자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깊은 유감이며 민주당원에 대한 모독행위”라며 “노무현 정신을 생각한다면 함께 통합하고 자기를 희생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들을 보여줘야 되는데 특권화 된 일부 세력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성근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 일부 친노 인사들의 민주당 탈당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정치를 해왔다. 한 번도 본인 스스로가 민주당을 이탈한 적이 없다”며 “노 대통령의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제대로 잘 이해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병준 교수도 “이야기를 나눠보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지켜보기에는 좀 가벼워 보인다”고 했다.

한편 김병준 교수는 민주당-안철수 의원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무런 철학, 비전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정치권에서 자꾸 구도 이야기만 계속되면 성공이 곧 실패가 될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 쪽이 정말 국민적 지지를 제대로 받고 싶다면 기존 정치권의 무능력에 대한 반사적 이익만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5.18 제대로 다룬 교과서 없다"

최근 파문을 부르고 있는 5.18 역사 왜곡 논란의 배경에는 빈약해진 현대사 학교 교육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박혜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중학교의 역사 교과서 17종을 모두 분석했더니 5.18 운동에 대해서 정확하게 서술한 교과서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서 발포한 사실 자체를 기술한 교과서는 17종 중 5종에 불과했고 얼마만큼의 희생자가 있는지에 대한 언급도 없다”며 “신군부의 언론 통제 같은 사실을 명백히 적시한 교과서는 4종, 5.18 기록물이 유네스코의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된 이후의 교과서에서도 6종만 이러한 사실을 기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서에 현대사 비중이 대폭 축소된 것도 문제라고 꼽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 역사교과서에 세계사를 편입시키면서 근현대사의 비중이 자동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며 “입시에서도 역사 과목이 필수에서 제외되다보니 입시 위주 교육이 결국 역사교육의 피폐화를 가져온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은 역사 과목의 필수화와 함께 교육의 교과서에 대한 집필 지침, 검증 과정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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