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프레시안은 홈페이지에 '주식회사 프레시안이 문을 닫습니다!'란 제목으로 협동조합 전환 결의문을 실었다. | ||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이 출범 12년 만에 협동조합으로 전환한다.
프레시안은 지난 3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14명 중 10명의 찬성(83.3%)으로 현재의 주식회사 형태의 법인을 '직원+소비자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안으로 서울시에 협동조합 전환 설립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향후 6월 말쯤 전환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시안은 '언론의 공공성 강화'를 협동조합 전환의 가장 큰 이유로 밝혔다. 지배구조를 바꿔 1인 사주나 소수 주주가 아닌 독자와 필자,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 언론으로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기존에 운영되던 언론사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사례는 프레시안이 처음이다.
'대안 언론'을 표방한 프레시안은 협동조합의 기치로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정신을 내세웠다. 천편일률적인 뉴스를 반복하기보다 이러한 가치에 따라 기존 뉴스를 재해석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레시안은 "현 언론 환경을 기존의 주주, 무료 신문 모델로는 돌파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며 "인터넷신문의 특성상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오직 '인터넷 광고'에 의존하다보니 스스로가 비판한 다른 언론과 마찬가지로 독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광고에 포위됐고, '낚시' 제목으로 뒤덮였다"고 밝혔다. 이어 "프레시안의 존재 이유를 묻고, 새로운 언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새 길을 찾았다"며 "독자와 필자가 회사 경영에 참여해 프레시안 광고 정책을 감시하고 기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원이 되면 출자금의 액수와 관계없이 '1인 1표'의 원칙으로 동등한 권리를 발휘할 수 있다. 소비자조합원은 독자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3구좌(3만원) 이상을 출자할 수 있고 월 1만원 이상의 조합비를 내야한다. 다만 특정 개인이나 법인이 총 출자금의 3분의 1을 넘는 출자는 할 수 없다.
직원조합원은 300만원씩 출자해 현재 1억원이 넘는 출자금을 마련했다. 또 4억여 원의 출자를 약속한 천사 조합원도 이미 있다. 조합원들은 대의원총회와 이사회, 편집위원회, 프레시앙위원회 등을 통해 경영 전반에 참여하게 된다. 프레시안은 "'기사 따로, 광고 따로'라는 편의주의적인 대응을 거부한다"며 "조합원이 1만명이 되는 순간 선정적인 광고를 싣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대의원 총회는 연 1회 개최되며 결산과 업무보고, 예산과 사업계획 등을 결정한다. 직원 조합원과 천사 조합원은 당연직 대의원으로, 소비자 조합원은 100명 당 1명의 대의원이 선출된다. 경영 실무를 집행하는 이사회는 소비자 조합원에서 50%, 직원과 천사 조합원에서 50%를 선출한다. 프레시안의 편집과 보도 방침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편집위원회는 이사회에서 7명 이내로 선출하며 5년을 임기로 한다.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이사는 "프레시안은 협동조합 전환을 통해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이익이 아니라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에 기반을둔 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 대다수 시민의 복리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새로운 언론 모델로 진정한 '제2의 창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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