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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공약 수정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공약은 암, 뇌혈관, 심혈관, 희귀난치성 질환의 총 진료비를 국가가 100% 부담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수위는 선택진료비(특진료), 상급병실료, 간병비는 국가 부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초부터 그런 내용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않는 비급여 대상 중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비중이 가장 높아 이를 빼면 사실상 속빈 강정이라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체적인 맥락에서 비급여에서 가장 구성이 큰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를 제외한 공약이라고 얘기하는 건 별로 설득력이 없다”며 “비급여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걸 처음부터 제외했다고 하면 공약집이나 후보의 발언을 통해서 이게 제외된 금액이라고 미리 얘기했어야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수위에서 선택진료비하고 상급병실료는 개인이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건 빼도 상관이 없다는 논리를 편다”며 “그런데 병원에 입원할 경우에 6인실로 들어가고 싶어도 이미 다 꽉 차 있으면 1인실이나 2인실로 며칠 있다가 옮긴다든지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게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그리 크지 않아 이것 역시 설득력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종명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의료팀장도 국가 부담에서 3대 비급여 대상을 제외하면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지난 대선 후보들의) 의료공약은 주로 가계파탄이나 의료비 불안을 유발하는 고액진료비가 나오는 질환을 중심으로 했다”며 “그런데 3대 비급여가 포함이 안 되면 실제 가계파탄이나 의료비 불안을 전혀 해결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게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공약 중 4대 중증질환 총진료비 건강보험 보장률 75%를 100%로 올리겠다는 내용에서 애초 비급여 대상은 제외된 것이라는 인수위의 설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김 팀장은 “지금 인수위에서 거짓말을 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비급여를 빼면 이미 보장율이 90%가 넘는다. 비급여까지 포함했을 때 75%가 나온다”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또 “선거 때 국민 표를 얻어야 되니까 이런 주장을 하다가 당선 후에는 국민이 아마 안 보이는 것 같다”며 “대형병원은 특진료, 상급병실료의 급여대상화를 반대하고 건강보험보장이 확대되면 민간 의료 시장 위축이 돼 민영보험사들이 반발한다. 이들이 인수위에 로비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4대 중증 질환 국가부담 확대에 따르는 예산을 1조5000억원으로 잡은 것도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팀장은 “사실은 암만 하는 데도 1조 5000억이 조금 더 들어간다. 애초 계산이 잘못됐다”며 “스스로 부실공약을 만들어놓고 약속을 했다가 이제 재원이 어떻고 이런 저런 비판도 받고 그러면서 못하겠다고 나오는 방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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