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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규 총장(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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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총장만큼 언론에 민감한 총장 봤어?”
최근 서울 서초동 법조기자들 사이에서 김 총장의 대언론관이 ‘안줏거리’가 되고 있다. 시시콜콜 언론보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가 하면, 비판적인 기사를 쓴 한 기자에게 ‘대검찰청 출입 금지령’을 내리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지난 9월 초 대검찰청 기자실이 시끄러워졌다. 김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위법 관련 내용을 민주당에 넘긴 관련자에 대해 검찰이 보복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 보도였다. 검찰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는데도 오보를 냈다”며 A신문 기자의 출입 금지령을 발동했다.
한 방송사 기자는 “당시 대변인이 기자실에 내려와 검찰총장의 말을 전했다”며 “내용은 ‘A신문 ○○○ 기자, 검찰청에 들락거리 말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기자단은 당장 발끈했다. 또 다른 기자는 “기자더러 기자실을 출입하지 말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항의가 거셌다”며 “이에 대변인실의 답변은 ‘청사는 검찰이 관리한다’였다”라고 말했다. 문제가 일자 대변인실은 “김 총장은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밝히며 ‘기자들과 친한’ 대변인의 농담인 것으로 정리됐다고 한다.
#지난 9월 말 검찰이 대기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한다는 기사가 일제히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검찰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김 총장은 대변인실을 통해 “기업수사가 아니라 범죄 척결이다. 기업을 목표하는 것으로 몰아가면 곤란하다”고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법조 기자는 “당시 기자들은 언론이 정황을 보고 정당하게 판단해 보도한 것을 두고 검찰총장이 보도방향을 바로잡듯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며 “언론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언론보도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방송사 기자는 “오전, 오후, 저녁 3차례씩 언론보도 내용이 보고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30분마다 수시로 보고된다는 말도 있었으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대변인실은 “통상 아침 신문을 스크랩하고 그 외엔 주요 기사만 보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이례적으로 김준규 총장의 대언론관을 꼬집기도 했다. 한겨레21은 “김 총장의 언론관은 조금 위태위태하다는 평이 많다”며 “짧은 기간 동안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장 참여 논란 △위장전입 시인 △매형 사건 수사 검사에게 전화 등 한꺼번에 언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급속하게 ‘대언론 트라우마’가 형성됐다는 말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신문사의 법조팀장은 “김준규 검찰총장은 굉장히 치밀한 사람”이라며 “여러 가지 떠도는 말들은 그를 시기한 ‘공격을 위한 공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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