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조건 일치하면 도전해 볼만합니다"

사업가로 변신한 기자들 ③옥토버훼스트 이원식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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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토버훼스트 이원식 시장  
 
8개월간 해외 성공사례 분석...신중한 기획으로 주주 설득
재활전문병원 건립 추진 등 수익 사회환원도 잊지 않아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한 록밴드의 인기곡 제목이 아니다. 지금부터 7년 전, 당시 기자 생활 10년차를 눈앞에 뒀던 옥토버훼스트 이원식 사장(42, 전 CBS 기자)의 가슴 속 깊이 꿈틀거렸던 질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호텔 지배인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죠. 망설이기도 했지만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정든 직장을 떠난 이원식 사장은 언론사 선배였던 백경학 이사, 대학 동창 방호윤 이사 등과 함께 맥주전문점 창업에 나섰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았다. 준비 기간도 충분히 잡았다. 8개월간 일본의 고텐바브루어리, 미국의 보스턴비어컴퍼니 등 외국의 맥주전문점의 성공담을 파고들었다. 신중한 기획을 통해 주주를 설득해 모았다.

2002년 7월, 서울 강남에 독일의 대표적 맥주 축제 이름을 딴 ‘옥토버훼스트’를 열었다. 별다른 문제없이 정착에 성공, 이듬해에는 광화문점까지 확장했다. 올 여름에는 서울 지역에 직영점을 두 군데 늘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는 연착륙의 비결로 ‘독특한 맥주의 맛과 언론계 인적 자산’ 두 가지를 꼽았다. 방호윤 이사는 독일 뮌헨공대에서 맥주양조공학을 전공한 전문가. 매장 내에 직접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4도 이하로 보관된 신선한 맥주를 제공한다. 대량유통 맥주에서는 찾기 힘든 맛이다. 종종 매장을 찾는 독일인 손님들도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언론계 네트워크도 한몫했다. 옥토버훼스트가 추구하는 새로운 음주문화에 많은 언론들이 애정을 담아 보도해줬기 때문이다.

“언론이 관심을 갖고 꾸준히 도와줬던 게 정착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선후배 언론인들이 많이 찾아줘 매출에도 기여해주셨고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 하나 숨겨진 성공의 비밀은 기자 시절 단련된 판단력. 수많은 정보 가운데 핵심을 잡아내는 기자 특유의 능력은 결단의 연속인 기업 운영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그가 지향하는 ‘하우스맥주문화’는 ‘자녀들의 손을 잡고 찾을 수 있는 음주 공간’을 만드는 것. 옥토버훼스트가 사업상 관계이든, 친구이든, 가족이든 부담 없이 찾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폭탄주를 마시는 손님들은 없을까. 이 사장은 “1년에 두서너 팀은 그런 손님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보면 항상 기자들이에요”라고 웃는다.

옥토버훼스트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제1주주인 푸르메재단은 현재 재활전문병원인 ‘푸르메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애초 창업 당시 목표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백경학 이사는 현재 재단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맥주잔을 씻다가도 쾌활하게 웃고 있는 손님들을 바라보면 행복해진다는 이원식 사장. 사업가로 변신을 고민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해줄 조언을 구해봤다. 그는 “주제넘은 일”이라며 한사코 대답을 피했다. 인터뷰 자리를 정리할 즈음 조심스럽게 남긴 말은 이랬다.

“기자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논평하는 직업이죠. 그러나 사업은 그 세계에 직접 뛰어드는 일입니다. 기자 사회와는 많이 다르죠. 욕망이 임계점을 넘지 않는 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꿈과 객관적 요건이 일치한다면 도전해볼 만합니다.” 장우성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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