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삼성과 밀월관계"
신학림 기자 현 정권 유착 징후 8가지 제시
이상호 MBC 기자 "삼성 부역 언론인 청산"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2007.11.14 17: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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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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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모든 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삼성과 이건희 가벌(家閥)과 닿아있다. 삼성은 정치권력, 국회, 관료, 법조계, 언론계 등 한국사회 모든 것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
전 언론노조위원장인 신학림 미디어스 기자는 1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과 정·검·언 동맹을 바로본다’는 토론회에서 “권력은 삼성에게 넘어갔다”며 이같이 밝힌 뒤 “노무현 정부도 삼성과 밀월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희 가벌과 현 정권의 유착에 관한 징후로 △초대 법무부 검찰국장 홍석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주미대사 임명 △대선자금 고해성사 핵심 참모 반대 △중앙일보에 대한 정부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 등을 제시했다.
신 기자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는 초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인 홍석조씨를 임명했다. 홍씨 임명은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상관없이 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신 기자는 지적했다. 홍씨는 2005년 이상호 MBC 기자가 보도한 X파일에서 삼성 돈으로 후배 검사들에게 떡값을 돌렸다는 의혹을 받다 사표를 냈다.
신 기자는 노 대통령이 2004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3시간 35분 동안 단독 대담을 갖고 이후 홍 회장을 주미대사로 내정한 것도 유착 징후로 보았다. 신 기자는 “탈세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았던 사람을 주미대사로 내정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도 받기 전에 주미대사 내정자를 발표했다”면서 “홍 회장의 주미 대사 임명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기자는 2002년 대선자금에 대한 노 대통령의 고해성사를 최측근 참모들이 끝까지 반대한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이 진 전 청와대 행정관의 ‘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이란 책을 인용해 “노 대통령이 안희정, 이광재씨에게 세 번이나 대선자금 문제를 털고 가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그 두 비서관 중 한명의 친분관계를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삼성경제연구소의 제안이 정부 경제정책으로 채택되거나 신문시장 파괴의 주범인 중앙일보에 대한 정부 당국의 미온적 태도, 중앙일보가 2003년 이후 4년 연속 정부광고 수주액 1위를 차지한 것도 유착 징후들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를 포함한 범 삼성가와 직간접적인 인연을 가진 사람들이 국정홍보처장, 방송위원, 방송통합융합추진위원, 국가정보원 1급 등 정부 요직에 대거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 기자는 지적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참여정부는 삼성연합정부”라며 “참여정부 들어 정치권의 일상화된 돈거래가 줄었으나 국가경영으로 삼성에 막대한 효과를 안겨주었다. 노 정부는 삼성에 결탁된 정권으로 반부패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의 유혹과 비리를 거부하지 못하고 야합한 언론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언론계 삼성장학생들이 국민 알 권리를 삼성에 팔아 넘겼고, 중앙일보는 ‘삼성그룹 이건희 가족 사수의 전위대’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상호 MBC 기자는 “삼성의 언론계 하수인들은 머리에 뿔난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술도 잘 먹고 의리 있고, 화끈한 사람들이다. 더러 실력있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주변에서 형님과 동생으로 있으면서 언론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국민 알 권리를 삼성에 돈 받고 팔아넘긴 정․검․언이 삼성에 매수된 이후 국민 알 권리와 권익에 반하는 적이 됐다”면서 “시민사회 또는 언론 스스로 삼성의 언론계 하수인을 대대적으로 색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삼성장학생들을 5공에 부역한 언론인에 빗대 ‘삼성 부역 언론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은 “신문이나 방송 모두 진실이나 사실에 접근하기 노력보다는 삼성과 사제단의 공방전을 적당히 버무려 면피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민경한 민변 사법위원장은 “언론인 비리를 폭로하고, 삼성이 떡값을 준다고 했을 때 거절할 수 있는 언론인이 얼마나 될까”라며 “법과 양심에 어긋나게 직무 처리한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고위공무원 삼성 못지않게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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