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주화와 미국-美 정부 기밀해제 문서 단독 입수…
올해 초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대한 미국 정부 기밀해제 문서를 입수해 조사하고 있을 때였다. 한국은 4·13 총선 열기로 뜨거웠다.기밀해제 문서에는 젊은이들의 희생과 자식을 잃은 부모의 눈물, 거리로 뛰어나온 시민들의 숫자가 메마른 문체로 기록돼 있었다. 그 희생과 눈물이 민주화를 이끈 동력이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여당에서는 친박·비박 싸움이 계속됐고, 야권은 호남 민심을 놓고 다퉜다. 30년이 넘는 시차에 현기증을 느꼈다. 민주화는 이뤄냈지만 실질적 민주주의는 성취하지 못했다는 사
사학비리 연속기획
“김문기가 인사동에 어마어마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세입자를 내쫓고 있대.” 우연히 접한 한마디 제보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100여건의 물건지 등기부등본을 일일이 확인하는 3주 동안의 취재결과, 인사동 외에도 김씨 소유 부동산은 전국적으로 싯가 1조원에서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씨 부동산의 전모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한겨레 보도가 처음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궁금증은 ‘이 돈의 출처는 어디일까?’로 모아졌습니다. 김씨는 사학비리의 대명사인 까닭입니다.매입시기를 보면 그가 상지대를 인수한 뒤인 1974년 이후부
비소·카드뮴 침출수, 강으로 농경지로 ‘콸콸’
국보 제11호 미륵사지 석탑으로 유명한 익산(益山), 지명의 한자를 풀이하면 산이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북 익산은 우리나라 3대 화강암 주산지로 예로부터 질 좋은 화강암이 많이 나 주민 삶에 큰 도움이 됐다.그런데 요즘 이 익산의 산들이 아프다. 아낌없이 내어준 산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아서다. 아니 오히려 해를 주는 해산(害山)이 되고 있다. 돈에 눈이 먼 일부 부도덕한 업자들이 돌을 캐낸 빈 석산에 전국에서 가져온 일반폐기물은 물론 지정폐기물까지 불법매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암물질 침출수가 수년간 대량으로 무단 방류되
특집 다큐-검은 삼겹살 2부작
스페인에서 돼지 뱃살을 내던지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폐기물통에 던져진 지방은 화장품의 원료로 쓰거나 질 나쁜 것은 가축 사료용으로 팔아버린다는 것. 국내 생산량 15만 톤도 모자라 연간 20만 톤을 수입하는 돼지 뱃살, 국내 돼지고기 소비량의 45%에 달하는 삼겹살의 정체가 이것이었다. 한국은 어쩌다가 삼겹살 공화국이 되었을까? 돼지고기는 효자 수출품이었다. 기름기 적은 등심과 뒷다리를 일본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 남겨진 뱃살은 국내 소비자가 먹어줘야 했다. 그런데 지방에 입맛이 길들여진 나머지 지구촌 돼지뱃살의 1/4을 수입하고…
‘복지 마피아’ 득세
지난해 12월 현장 사회복지사로부터 4급 퇴직 공무원이 20년 가까이 열심히 현장을 누빈 복지시설 기관장을 내몰고 그 자리에 취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피아(금융 마피아), 해피아(해수부 마피아)에 이은 복피아(복지 마피아)의 출현이었다.본지 취재팀은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우선 사회복지사업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연금법, 장애인복지법 등에 관해 법률부터 시행령 시행규칙까지 꼼꼼히 점검했다. 이후 시민단체, 뜻을 같이한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조사해 1000여 곳의 시설 중 주로 예산과 인력 규모가 큰 노인장애인 시설을 선호한다는
국책사업에만 눈독…환자 진료 거부 ‘파문’
믿기지 않았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니. 얼마 전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한 대학병원이 야간에 응급 환자의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처음 병원 측에 확인했을 때 문제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장 진료를 거부당했다는 환자를 찾을 수도 없고 난감했다. 그러다가 퍼뜩 떠오른 생각. 바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였다. 구급대원들의 증언은 충격이었다. 조선대 병원 응급실이 야간에 환자를 받지 않은 지 3개월 가까이 되었다는 얘기였다. 진료 거부 사실을 모르고 응급실을 찾아간 환자들은 지금도 ‘헛걸음’을
국민 ‘한국의 민주화와 미국’ 기밀해제 문서 깊이 있는 분석 ‘호평’
국제신문 ‘복지 마피아 득세’ 중간 관료 유착 폭로·제도 개선 이끌어내 제311회 ‘이달의 기자상’은 논쟁적인 작품들이 유달리 많은 점이 특징이었다. 기자의 취재윤리와 녹취 제보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놓고도 심사위원들 간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출품작은 적었어도 평소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격론 끝에 총 8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취재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TV조선의 ‘청와대·친박계 새누리당 공천 개입’은 4·13총선 공천과정에서 권력 핵심부 사이에 압박과 회유를 포함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TV조선 ‘청와대·친박계 새누리당 공천 개입’ 등 8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3일 제311회(2016년 7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어 TV조선의 ‘청와대·친박계 새누리당 공천 개입’ 등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부문△TV조선 기획취재부 정동권 기자, 정치부 서주민 기자 ‘청와대·친박계 새누리당 공천 개입’◇취재보도2부문△MBC 사회2부 남재현·곽동건 기자 ‘공기청정기·에어컨 필터서
남부지검 자살 검사, 부장검사 폭언 및 폭행 의혹
심증뿐이었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른셋, 누구보다 의욕적이었다던 젊은 검사가 ‘업무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다니.취재에 돌입했지만 쉽지 않았다. 김홍영 검사의 생전 행적을 퍼즐 조각처럼 맞춰보자는 생각으로 지인들을 수소문했다. 대학, 사법연수원 동기부터 고등학교 동창까지. 20여명의 지인들을 접촉했다.떠난 이는 말이 없다지만, 남은 이들은 입을 열었다. 지인들의 증언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었다. ‘2월’ 그리고 ‘부장검사’였다. 쾌활했던 김 검사가 올 2월부터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새로 부임한 부장검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국민의당 비례대표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은 정치권에 떠도는 소문에서 시작됐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근거 없는 얘기로 흘려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가 비교적 구체적이라는 판단에 취재를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오히려 내부 단속에 나섰다. 소문의 진원지에 대한 색출 작업과 일부 인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 진술과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일부 핵심 당직자들의 이중적인 행태에 공분하는 목소리를 외면
서영교 의원 친인척 채용·보좌관 후원금 상납…
취재원을 대할 때 마음은 항상 미묘합니다. 지탄받을 일을 한 사람이라도, 제가 캐물으며 ‘완장질’을 하는 게 아닌지 매번 어렵습니다. 이번 취재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딸을 왜 채용했느냐’는 질문에 서영교 의원은 한숨을 뱉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끊기 직전 들은 말 덕분에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이게 뭐가 문제가 되죠? 기사를 쓰면 가십은 되겠죠. 그것뿐 아닌가요? 그런 기사 쓰지 마세요.” 서 의원은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것을 ‘잘못’이라고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혹은 국회 인턴이라는 자리를 대수롭지 않게 본 것 같았습니다. 그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단독 인터뷰 “대우조선 지원, 최경환·안종범·임종룡이 결정”
중국의 혁신 기업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5월 중국 베이징과 선전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3년간 산업은행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2월 출범한 중국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선임돼 베이징에 머물고 있었다.환담 과정에서 최대 현안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 책임론’이 거세고 일고 있는 국내 상황을 전하자 홍 전 회장은 당시 상황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지원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영화 신세계는 숨 막히는 긴장감에 진땀을 쏟게 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이자성(이정재 분)은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입니다. 그의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할 때 느껴지는 긴장과 긴박함은 보는 이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저 역시 지난 2, 3월 공장에 위장 취업한 뒤 신분이 노출될까 가슴을 졸였습니다. 취재 첫날, 파견회사를 돌아다니며 일을 구했습니다. 한 파견회사에서 적당한 일을 찾았고, 이튿날부터 일하기로 했습니다. 긴장과 흥분이 섞인 마음에 서둘러 파견회사를 빠져나왔습니다. 돌아가는 길, 뭔가 허전했습니다. 아뿔싸! 파견
여교사 성폭행 사건
성범죄는 단독에 목마른 사건기자에게도 무겁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부터 다양한 경로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음에도 열흘 동안 섣불리 보도하지 못한 이유다. 어떤 범죄보도든 피해자가 보호돼야 하지만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신상이 알려질 위험이 컸다. 고민하던 사이 이 사건과 관련한 제보 두 통을 받았고, 같은 마을 주민 등을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글도 함께 퍼지면서 과장되거나 허위 사실도 덧붙여졌다. 보도를 늦추거나 하지 않는 것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아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지난해 4월 경찰서를 돌며 하루 3~4시간의 쪽잠을 자던 수습기자 시절, 이천의 한 논에서 폐수로 인해 벼가 고사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곧장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통해 알아봤더니 놀랍게도 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에서 황산 함유량이 많고 전기전도도가 높은 폐수를 하루에 7만5천t이나 방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메르스 등 여러 가지 이슈와 부서 이동 등으로 후속 취재가 미뤄졌고, 올 3월에야 다시 현장취재에 나섰다. 최근 3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이천 현장으로 달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