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유지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화두
흔히 지지율로 불리는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혹은 ‘대통령 직무 수행 만족도’는 국정 운영을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를 웃돌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실시된 대통령 취임 1년 직무 수행 평가 중 최고 기록이다. “국민들이 국정 운영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여당 관계자)는 평가도 과언은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갤럽을 창립한 심리학자 조지 갤럽에 의해 미국 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재임시절인 1937년 최초로 실시됐다. 이후 국정
장사익이 하는 말
가수 장사익은 2016년 초 성대에서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8개월 동안 발성 연습을 하며 노래로 가는 길을 되찾아야 했다. 지난봄에 만난 그는 “희망과 절망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며 보낸 세월”이라고 했다. “수술하고 쉴 때는 다리 부러진 마라톤 선수처럼 앞이 안 보였어요. 영영 노래를 못 하게 되면 운전을 해야 하나 경비를 서야 하나. 막막했어요. 노래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알았지요. 내가 세상에 나온 이유가 이거구나. 노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열여섯 번째 직업으로 가수가 된 이 남자, 웃음이 참 많다. 자연스럽게
판사 사찰
입바른 판사는 늘 사찰 대상이었다.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도 국가안전기획부의 사찰을 당한 적이 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쓴 ‘사법부-회한과 오욕의 역사’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1984년 10월 5일자 ‘시위학생 즉심, 형 면제 선고자 남부지원 강금실 판사 성향 등 내사보고’에 따르면 안기부는 ‘강금실 남부지원 판사가 1984년 9월 22일부터 같은 달 28일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남부 즉결심판소에 회부된 서울대생에게 형 면제 선고를 했다’며 그 경위를 내사했다.안기부는 강 판사의 친정과…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고된 훈련을 반복하다 지친 딸에게 아버지는 ‘역시 딸이라 (운동은) 안 되겠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순하고 당연한 해결책을 찾는다.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식이다. 어머니가 종교를 이유로 닭을 요리할 수 없다고 반대하자, 아버지는 요리책을 펴놓고 냄비를 꺼내 직접 닭을 조리한다. 인도영화 당갈 속 많은 장면에서 아버지는 딸을 ‘여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대한다. 스치듯 지나간 이 장면이 ‘딸’인 나에게만 인상적이었던 걸까. 영화를 함께 본 남편은 그 장면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아마 남성인 그는 생의 많은 시간을 긍정 속
네이버의 ‘뉴스편집 포기’ 뒤집어보기
2012년 6월28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오바마케어’에 대해 합헌 판결을 했다. 국민 의무 보험 가입 규정을 둘러싼 당시 논란은 전 미국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런 만큼 기자들의 취재 경쟁도 엄청났다. 속보경쟁을 벌이던 CNN과 폭스뉴스는 ‘오바마케어 위헌’이란 오보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전통 강자들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이날의 승자는 변호사 두 명과 법조 출입기자 한 명으로 구성된 스카터스블로그(SCOTUSBlog)란 작은 매체였다. 스카터스블로그는 뛰어난 법률지식과 발 빠른 분석 능력을 앞세
한반도 대격변 시대 생존 지침
한반도가 대격변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예언적 명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장면은 한반도 안보 지형이 대대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2018년 한반도가 경험하는 대격변은 한반도 냉전 질서를 해체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기존 질서가 붕괴하면서 기존 상식과 규범도 무너지고, 사회적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특히 기득권을 갖고 있었던 엘리트 집단은 새로운 상식과 규범을 수용할 것인지를 놓고 사활을 건
조양호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새빨간 거짓말.”‘조현아 땅콩회항 갑질사태’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은 지난 22일 조양호 한진 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일축했다. 조 회장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 전무의 동반사퇴를 약속했지만 국민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한 것 같다.이유가 무엇일까? 제대로 된 사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솔직히 털어놓는 것과 엄격한 책임 추궁,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이다. 조 회장의 사과는 이런 조건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대한항공
'토지공개념' 헌법에 명시하려면
개헌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 속에 토지공개념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청와대가 공개한 개정헌법안 총강에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며 토지공개념을 적시하면서다. 토지공개념은 19세기 경제학자인 헨리 조지(Henry George)의 저서 ‘진보와 빈곤’에서 유래했다. 헨리 조지는 사회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빈곤과 주기적 경제불황이 생기는 원인으로 토지의 사유를 지목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가치세를 도입, 지주의 불로소득을 모두 세금으로 거둬
영화 '곤지암' 흥행의 비밀
영화 ‘곤지암’이 개봉 11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예상을 뒤엎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마저 눌렀다. ‘레디 플레이어 원’ 제작비는 무려 1억7500만 달러(약 1850억원). ‘곤지암’은 11억원짜리 저예산 영화다.국산 공포 영화로는 2003년 ‘장화, 홍련’(314만명)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곤지암’은 ‘장화, 홍련’처럼 여름 성수기 개봉작이 아니라 3월 말~4월 초 비수기에 거둔 흥행이라 더 놀랍다. 영화 시장에서 한국 공포물은 상영관을 100개 확보하기도 어려울 만큼 부진이 길었고 기대치가
조사 거부
지난 2011년 7월19일, 서울중앙지법은 김갑돌씨(가명)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튿날 김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김씨는 “수사기관에서 어떠한 조사도 받지 않겠다”며 조사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검사는 서울구치소장에게 “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인치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했다. 구치소 교도관들은 김씨를 조사실로 ‘끌고’ 갔다.구속 수감된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거부할 경우, 구치소에서 피의자를 강제로 끌고 와 조사하는 것이 가능할까. 답은 ‘그렇다’다. 2013년 대법원은 “
"엄마에게 좀 더 친절하렴"
고3이 끝날 무렵 폴더형 휴대전화를 처음 갖게 됐다. 제일 먼저 엄마 번호를 저장했다. 송명희씨. ‘엄마’라는 호칭 대신 ‘송명희씨’라는 이름을 꾹꾹 눌러 찍었다. 나는 늘 엄마에게 이름을 찾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속내도 있었다. 엄마가 ‘누구의 엄마’가 아니라 송명희씨인 것처럼 나 역시 ‘누구의 딸’이 아니라 장일호씨라는 걸 선언하고 싶었다. 자라는 동안 수많은 날을 엄마와 반목하면서 알게 됐다. 엄마를 많이 사랑하지만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나라는 걸.여기, 그런 소녀가 또 한 명 있다. 영화 레이디 버드 속
거짓뉴스는 진실보다왜 더 잘 퍼질까
어느 날부터 서라벌에 노래가 조금씩 유포되기 시작했다. 선화공주가 밤마다 서동과 만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삽시간에 서라벌 전역에 퍼졌다. 결국 아버지인 진평왕이 선화공주를 내쫓아버린다. ‘삼국유사’ 서동요 설화에 나오는 얘기다. 현재로선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이 설화를 통해 배울 부분은 적지 않다. 서동요는 왜 그토록 쉽게 전파됐을까? 물론 배후에 목적의식을 갖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려는 정교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내용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쉽게 전파되진 못했을 것이다. 이 부분이 요즘
북핵 문제 역사 교훈과 적폐 청산에 대하여
한국인은 물론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지구촌 모든 사람에게 2018년은 역사적인 한 해가 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용의를 천명하고,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되고, 5월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기정사실화하는 뉴스를 목격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엄청난 상황 변화에 대해 원인과 배경, 향후 전망을 제시하는 분석과 제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한 몇 가지 오해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 교훈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적용하는 것은 문제 진단과 처방, 치…
방치할 수 없는 한국기업의 부패 리스크
최근 서울에서 ‘2018 페어 플레이어 클럽 서밋 및 반부패 서약 선포식’ 행사가 열렸다. ‘페어 플레이 클럽‘은 반부패운동 확산을 위한 민관협력포럼이다.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가 주최하고 지멘스가 후원했다.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한국으로서는 후원사인 지멘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지멘스는 최악의 부패기업에서 최고의 반부패기업으로 거듭난 전화위복의 주인공이다. 2006년 말부터 공금횡령, 탈세, 비자금, 뇌물 등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최대 위기에 몰리자 개혁에 착수했다. 오랫동안 조직에 물든 부패 관행과…
누가 ‘자유’와 ‘민주’를 정쟁의 도마 위에 올리는가
보수와 진보 세력 간 갈등이 국정교과서를 놓고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해 마련한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 시안에서 기존 ‘자유민주주의’를 모두 ‘민주주의’로 대체하면서다.시계 바늘을 7년 전으로 돌리면 정반대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에는 교육과학부가 역사교육 과정을 수정하면서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자유민주주의’로 고치는 내용으로 집필 기준을 바꿨다. 보수와 진보가 정권을 바꿔 잡을 때마다 ‘자유’와 ‘민주’를 입맛에 맞춰 역사 교과서에 넣고 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